설교 어떻게 무엇을 보십니까 (막 8:22~26)

어떻게 무엇을 보십니까 (막 8:22~26)


우리는 여러 가지 감각기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하는 혀, 듣는 귀, 냄새맡는 코, 만져보는 손 등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으뜸은 눈입니다. 그래서 <백문이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 해서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고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 눈이 정말 그렇게 정확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막의 신기루를 생각해 보세요. 분명히 오아시스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가서 보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우리 눈은 너무도 부정확합니다. 너무 가까운 것도 못 보고, 너무 멀리 있어도 못 봅니다. 너무 작아도 못보고, 지구처럼 너무 커도 못 봅니다. 뒤에 있어도 못 봅니다. 얇은 종이 한 장만 가려도 못 봅니다. 그러므로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전부>라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오늘 읽은 성경 말씀에는 예수님께서 앞을 보지 못하는 한 시각장애인의 눈을 치료하셔서 보게 해 주시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단번에 밝히 보게 된 게 아니라, 한 단계를 거친 것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 예수님께서 그 사람의 눈에 침을 뱉고 안수하셨습니다. 그랬더니 조금 보게 되었는데, 아직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무엇이 보이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사람들이 보이나이다 나무 같은 것들이 걸어가는 것을 보나이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사람이 보이기는 하는데, 나무 같은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직 사람과 나무를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에게 다시 안수하여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랬더니 밝히 보게 되었습니다.

<보기는 보는데, 정확히 보지 못하는 것>처럼 답답한 일은 없습니다. 이게 그 시각장애인만의 이야기일까요? 아닙니다. 우리들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도 <보기는 보는데, 정확히 보지 못한 채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우리 중에는 시력이 뛰어나서 잘 보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저는 우리 몸의 눈만 말씀드리는 게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눈이 있습니다. 그것은 마음의 눈입니다. 그런데 마음의 눈도 몸의 눈처럼 제대로 못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기는 보는데, 정확히 보지 못합니다. 

세상을 품위 있고 멋지고 아름답게 살려면 몸의 눈도 밝아야 하고, 마음의 눈도 밝아야 합니다. 명확히 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인생을 풍성하게 살기 위해 마음의 눈으로 더 잘 보려고 노력해야 할 것들 몇 가지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사랑으로 보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문호인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를 하나님이 의도하신 모습으로 본다는 뜻이다> 하나님께서 바라보듯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어떤 눈으로 보시나요? 창세기 1장을 보면 하나님의 시각이 나옵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눈으로 보십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면 미움의 눈으로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입니다. 숨겨진 속사정을 알게 됩니다. 이해하게 됩니다. 끌어안게 됩니다.

여러분, 혹시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란 시를 읽어 보셨나요? 제목만 들어도 사람들은 딸을 파는 어머니를 욕할 것입니다. 그러나 과연 욕을 할 수 있는지, 한 번 들어보세요.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 들고 허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이 시는 탈북 시인인 <장진성>씨의 작품입니다. 이 분은 한 때 북한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나의 작가>라고 불렸던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2004년 북한을 탈출, 최근 시집을 냈는데, 그 시집의 제목이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입니다. 그는 북한에 있을 때 한 시장에서 딸을 북한 돈 100원에 파는 어머니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욕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오래 굶었기에, 딸애에게 빵 조각이라도 먹이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간절했기에 그렇게 했을까를 생각하면 욕이 아니라, 눈물이 쏟아집니다. 욕 대신 불쌍히 여기는 눈으로 바라볼 때, 그게 바로 하나님의 눈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험난한 세상을 따스하게 살려면 이런 눈이 필요합니다. 사랑의 눈으로 서로를 보십시오. 그리고 이해해 주십시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힘든 이웃들을 보듬어 주십시오. 좋은 친구와 동반자들을 많이 만나십시오. 그렇게 해서 이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가십시오.

  
둘째로, <자기 자신 보기>입니다.

우리 눈은 밖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바깥 세상과 밖에 있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쉽지만, 우리 얼굴은 잘 보지 못합니다. 그래서 눈은 다른 사람을 보는데는 편리하지만, 자신을 보는 것은 힘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들은 늘 다른 사람 이야기만 합니다. <저 사람은 이래, 이 사람은 저래>하면서 남 이야기만 합니다. 남을 비판합니다. 흉을 봅니다. 왜 옷을 저렇게 입었나? 저 사람은 왜 부부끼리 제대로 살지를 못해? 이러다 보니 참 마음 아픈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이제는 남을 보려기 전에 우리 자신을 먼저 보아야 합니다. 먼저 보아야 할 사람이 자기 자신입니다. 내 얼굴부터 보고 나서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아야 합니다. 남의 인생을 보기 전에 우리 자신의 인생부터 돌아보아야 합니다. <오스탕스 블루>의 <사막>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사막이 너무 고독해서 뒷걸음질로 걸으면서 자신의 발자국이라도 보려 하는 애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그런데 그렇게 뒤를 돌아보면 우리 발자국이 어떠할까요? 반듯하고 곧장 걸은 발자국일까요? 그렇지 못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곧게 앞만 보고 걸어도 비뚤비뚤하게 걷게 됩니다. 우리 인생이 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나도 바르게 걷지 못하면서 남 이야기만 할 수는 없겠지요? 나도 제대로 걷지 못하면서 내 곁에 있는 다른 사람을 비판하는 것은 그렇지 않아도 고독한 인생을 더 고독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 전에 먼저 우리 자신을 보려고 힘써야 합니다.

그것도 겉모습만 보지 말고, 우리 속을 보아야 합니다. 겉은 멋진데, 우리 속엔 얼마나 시커먼 것들이 들어 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잘 들여다보시면, 거기서부터 새로운 인생을 다짐하는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셋째는 <멀리 보기>입니다.  

우리는 눈앞만 보기 쉽니다. 그러나 눈앞만 보면 힘이 빠집니다. 살 맛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 멀리를 바라보면 힘이 생깁니다. 소망이 생깁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와서 더 유명해진 <오버 더 레인보우>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무지개를 넘어서>란 노래지요. 그 가사의 첫 부분이 이렇습니다. <무지개 너머 어딘가, 저 높은 곳에 / 자장가 속에나 나오던 그런 곳이 있어요 / 무지개 너머 어딘가, 푸른 하늘과 / 당신이 꿈꾸던 곳이 현실이 되는 그런 곳이 있어요 /// 언젠가 저는 별에게 기도하고 일어나 보니 / 구름이 끝없이 펼쳐지고 / 모든 근심이 레몬즙처럼 녹아 굴뚝 꼭대기 너머로 사라져 버리는.. / 그런 곳에 있었지요 / 그곳에서 당신은 절 찾을 수 있을 거에요......> 무지개 너머에 있는 멋진 세상을 꿈꾸는 노래입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이란 영화는 독일군에 의해 억압당하는 한 가족이 알프스 산을 넘어 자유의 땅으로 탈출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들은 눈앞의 비극적 현실만 보면서 절망하는 게 아니라, 무지개 너머, 그 산너머의 세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러분, 멀리 보십시오. 눈을 내리깔고 발 밑만 보지 말고, 눈을 들어 그 발이 걸어서 도착하게 될 미래의 땅을 바라보십시오. 희망이 이루어질 곳을 바라보세요. 그리고 오늘의 어려움을 이기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영원한 것 보기>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것들은 그 수명이 짧습니다. 다 한 시절이면 낡아서 없어질 것들입니다. 두어 달 전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했던 <힐러리> 여사의 사진이 신문에 났습니다. 그 사진의 주제는 <힐러리가 폭삭 늙었다>는 것이었습니다. 힐러리 여사는 뛰어난 두뇌와 대중을 휘어잡는 언변과 아름다운 외모로 미국인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런데 그 사진은 늙어가는 힐러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얼굴 곳곳에, 목에 주름이 가득했습니다. 아마 그 사진을 찍은 기자도 놀란 것 같습니다. 여러분, 이게 우리의 겉모습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몸은 아무리 가꾸고 운동을 해도 점점 늙어갑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은 다 그렇습니다. 꽃이 아름답지만 몇 일 가지 못합니다. 청춘이 찬란하게 빛나지만 불과 몇 십 년 후 늙고 병든 몸이 됩니다. 새로 산 자동차의 기쁨도 얼마 가지 못해 폐차할 때가 옵니다. 낡아 가는 것만 보고 사는 것은 슬픈 일입니다. 우리는 낡지 않는 것, 영원한 것을 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영원한 것은 어디 있습니까?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우유만 유통기한이 있는 게 아닙니다. 사람도 유통 기한이 있습니다. 유통 기한이 다하면 사람은 죽습니다.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영원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영원까지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영원을 우리에게 선물하고 싶어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영원한 세상, 즉 천국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그 천국에서의 생명은 시들지 않고, 죽지 않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전도서 3장 11절에 보면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들에게는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여러분,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영원을 바라보는 마음>, 이런 마음이 우리에게 있길 원합니다. 잠깐 있다가 안개처럼 스러질 것들에 눈길을 주지 말고, 영원한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저는 마음의 눈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음의 눈으로 잘 보기 위해서 <사랑으로 보기>, <우리 자신 보기>, <멀리 보기>, <영원한 것 보기>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눈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미움으로 보기>, <남만 보기>, <발 밑만 내려다보기>, <곧 없어질 것만 보기>에 빠져 있습니다. 이것이 세상의 비극을 만들고 있습니다. 불행한 가정, 절망, 갈등과 다툼들, 허무함과 좌절이 다 여기서 생깁니다. 이것은 마치 오늘 읽은 성경 말씀에 <보기는 보는데 정확히 보지 못하는 사람>과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눈을 떠야 합니다. 마음의 눈이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마음의 눈을 정확히 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읽은 말씀에서 그 시각장애인의 눈을 밝혀 주신 분이 누구입니까? 그 분은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예수님이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다면 대답은 분명합니다. 우리 마음의 눈을 밝혀 정확히 보려면 예수님께로 나와야 합니다. 여러분, 예수님께 나오십시오. 예수님께 여러분의 인생을 맡기십시오. 예수님을 믿으십시오. 예수님을 따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의 눈이 밝아질 것입니다. 세상을 다시 보게 될 것입니다. 인생이 변할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이미 교회에 다니는 분들은 더 간절히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의지하시길 바랍니다. 오늘 초대받아 오신 분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예수님을 의지하십시오.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십시오. <주님, 내 눈을 열어 주옵소서. 밝게, 정확히 보면서 살게 해 주옵소서. 지금까지 정확히 보지 못하게 만든 것들을 내 눈에서 벗겨 주옵소서. 그리고 영원한 생명의 나라, 천국을 보게 하여 주옵소서> 

오늘부터 예수님을 믿고 따르기를 원하는 분들은 망설이지 마십시오. 여러분의 연락처를 알려주시면, 저희 교회가 도움을 드릴 것입니다. 앞으로 함께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세계를 향해 나가게 되길 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가정과 인생길에 하나님의 은총과 평화가 넘치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