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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 (아 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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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 (아 2:8~14)
 
‘노래 중의 노래’로 알려져 있는 아가서는 솔로몬과 그의 연인 술람미와 더불어 주고받는 사랑의 이야기들이 엮어져 있습니다. 아가서의 주인공들은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라는 시간과 “잠근 동산이요 덮은 우물이요 봉한 샘”(아 4:12)이라는 정해진 공간에서 “나의 사랑, 나의 어여쁜 자”라는 선택된 사람들만의 행복을 최대한 즐기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예수님과 그의 신부된 성도들을 묘사하는 것입니다. 그들만의 공간인 비원(秘苑)은 교회를 뜻합니다. 이 시간 우리는 이 아름다운 주님의 동산에서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영혼의 봄을 만끽하고자 합니다.

1. 마음의 봄

사람의 처한 환경이나 생각하는 자세에 따라 봄을 봄으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을 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주님을 모시고 사는 성도는 계절과 상관없이 그 마음에 항상 따뜻한 봄기운으로 채워져야 됩니다.F

1) 열린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본문말씀 11절에 “겨울도 지나고 비도 그쳤고”라는 말은 봄을 지칭하는 표현입니다. 팔레스타인의 계절 중 겨울은 비가 오는 계절(雨期)이기 때문에 항상 구름이 끼고 음침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히브리어로 ‘겨울’이라는 말을 세타와(󰕱󰖧󰘐)라고 하는데 이는 가리웠다, 또는 닫혀졌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따뜻한 봄 맑게 갠 날씨는 사람의 마음을 한결 상쾌하게 해 줍니다. 포도나무에 꽃이 피어 향기를 토하는 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서는 마음에 봄이 와야만 합니다. 지금까지 숨어있던 은밀한 곳에서 밖으로 나오고(14절) 닫혀져 있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새로운 기운을 받아들이라는 말씀입니다.

2) 귀와 눈도 열어야 됩니다.

8절에 “내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로구나 보라 그가 산에서 달리고 작은 산을 빨리 넘어오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나를 향하신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내게로 다가오시는 주님의 모습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마음의 귀와 눈이 닫혀져 있는 사람은 교회에 나와 있어도 성령의 소리를 듣지 못합니다. 엘리야처럼 신령한 귀가 열려져 있는 사람은 세미한 음성으로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왕상 19:12). 계시록 2:7에 “귀 있는 자는 성령이 교회들에게 하시는 말씀을 들을지어다”고 하였습니다.
신령한 눈이 열린 사람은 예수님의 환상을 볼 수 있습니다(마 17:1-3). 사도 바울은 마음의 눈이 밝아지면 부르심의 소망과 장차 받게 될 기업의 영광의 풍성함을 보게 된다고 하였습니다(엡 1:18).

3) 자신을 주님께 드러내어야 됩니다.

14절에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고 하였습니다. 겨울이 가고 봄이 완연해졌는데도 아직까지 바위 틈 은밀한 곳에 숨어 지내며 환경 변화에 대처하지 못하면 이는 미련한 사람이라 할 것입니다. 신앙세계에서도 시대를 분별하는 감각이 없는 사람은 은혜와 축복의 기회를 놓치고 맙니다.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가 가까이에서 들리고 산을 넘어오는 신랑의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면 신부를 찾으러 온 신랑이 이를 매우 섭섭하게 여길 것입니다. 지금도 주님께서는 교회와 성도들을 향하여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고 네 소리를 듣게 하라”고 요구하십니다.


2. 행동의 봄

봄은 행동하는 계절입니다. 한겨울 내내 깊은 잠에 빠져있던 동,식물들이 동면(冬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시작하는 때입니다. “지면에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할 때”라는 것은 식물과 동물이 약동하는 모습을 그려놓은 것입니다. 바야흐로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행동으로 옮겨져야 되는 것을 뜻합니다.

1) 일어나야 됩니다.

10절에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고 하였습니다. 봄 동산에 울려 퍼지는 사랑하는 자의 목소리는 겨울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에게 봄의 행동을 재촉하는 명령입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집에 들어가신 예수님은 죽은 딸아이를 향해서 ‘달리다굼’이라고 하시며 손을 잡아 일으켰습니다(막 5:41). 성령받은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 미문에서 앉은뱅이의 손을 잡고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걸으라고 하였습니다(행 3:6-8). 교회는 성령운동의 산실입니다. 성령은 생명의 주체로서 죽은 영혼을 살려내고 잠든 영혼을 일깨워줍니다. 에스골 골짜기의 해골떼들이 하나님의 생기로 살아나서 일어나듯이 오늘날 교회도 성령의 바람으로 일어나야 되는 것입니다.

2) 행동해야 됩니다.

신약의 야고보는 행동하지 않는 믿음은 죽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약 2:26). 
예수님께서도 남을 가르치기만 하고 자기는 실천하지 않는 랍비들의 행태를 외식하는 것이라고 크게 책망하였습니다(마 23:1-7).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만물이 약동하는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신앙도 열정적인 행동으로 나타나야 됩니다. 로마서 12:1에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합니다.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며 예배를 위해 정성을 쏟아야 됩니다. 찬송과 기도와 전도와 봉사하는 일에 기꺼이 참여하고 거기서 오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야 됩니다.

3) 헌신자의 삶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성숙한 성도는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는 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하여 진정한 이웃이 누구인지 가르쳐 주셨습니다(눅 10:30-37). 강도를 만나서 죽어가는 사람을 보고도 이를 외면하고 지나가는 제사장이나 레위인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다가 가서 상처를 치료해 주고 많은 비용을 들여 뒷일까지 돌봐주는 이름 없는 사마리아인이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누가복음 8:3에 보면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도 모두 자기들의 소유로 다른 사람을 섬겼더라고 하였습니다. 모름지기 은혜 받은 성도들은 섬기며 베푸는 것으로 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하여야 됩니다.

3. 축복의 봄

 봄이 지니는 은유적 의미는 다양하지만 그중에도 희망과 축복으로 상징되는 것이 많습니다.  여기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고 한 것은 이제 갓 결혼한 신랑,신부가 행복한 출발을 노래하는 것과 같습니다.

1) 사랑과 교제를 통해서 행복을 느낍니다.

 솔로몬과 술람미 사이에 주고받는 아가서의 노래와 행동을 보면 애정의 농도가 아주 깊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솔로몬이 술람미를 “여인 중에 어여쁜 자”(1:8)라고 부르면, 술람미는 “내가 너를 바로의 병거의 준마에 비하였구나”(1:9)라고 하였습니다. 

솔로몬이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2:2)라고 하면, 술람미는 “남자들 중에 나의 사랑하는 자는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구나”(2:3)라고 응수하였습니다. 그들은 서로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고 나는 그에게 속하였도다”(2:16, 6:3)고 하였습니다. 2:6에는 “그가 왼팔로 내 머리를 고이고 오른팔로 나를 안는구나”라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표현들은 모두 그리스도와 성도들과의 영적 교제를 묘사한 내용입니다(엡 5:32).

2) 긍정적으로 수용할 때 행복을 느낍니다.

 꽃이 피고 새가 노래하는 봄 동산은 오늘날 이상적인 주님의 교회를 특징짓는 것입니다.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에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13절) 백합화와 고벨화와 나도풀과 번홍화와 창포와 계수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유향목과 몰약과 침향과 각종 귀한 향나무들이 그윽한 향기를 풍깁니다. 각종 새들과 비둘기가 노래하고(12절) 노루와 들사슴이 뛰놀고 있습니다(7절).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세계는 다양한 만물들이 서로 어울려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좋고 나쁜 것에 구분 없이 모두가 다 창조의 원형을 지키며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을 때 그게 바로 아름다움이 되는 것입니다. 은혜로운 교회의 모습도 성도들 모두가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수용하는 삶을 통하여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3) 미래의 소망으로 행복을 느낍니다.

 봄은 희망을 상징합니다. 땅속에서 갓 돋아난 새싹들이 자라고 세월이 지남에 따라 꽃을 피우며 열매를 맺게 됩니다. 사람마다 봄을 좋아하고 예찬하는 것은 그 순간의 감동이나 즐거움 보다 앞으로 전개될 꿈과 희망을 연상하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을 연모하는 술람미의 입장에서는 그가 감히 쳐다 볼 수도 없었던 존귀한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영광을 누리게 되는 것이 꿈같은 축복이었습니다. 그는 솔로몬의 가마를 타고 예루살렘 거리를 누비거나 왕궁에서 많은 사람의 하례를 받는 것을 생각하며 행복에 젖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성도의 신령한 삶은 술람미의 행복에 비길 수 없습니다. 비록 괴롬과 죄가 많은  세상이지만 예수님과 함께 하는 은혜가 있고 소망이 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행복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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