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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부활주일] 삶과 죽음의 차이 (마 28: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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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차이 (마 28:1~10)
 
  독일 하노버에 있는 공동묘지에 특이한 비석이 하나 서 있습니다. 부활을 믿지 않았던 한 여인이 자신의 무덤을 아주 튼튼하게 만들어서 혹시 부활이 있더라도 자기를 건드리지 못하게 해달라는 유언을 했습니다. 화강암으로 된 커다란 석판들이 튼튼한 강철 조임쇠로 단단히 고정되어 그녀의 무덤 위에 놓여졌습니다. 묘비에는 이런 글이 새겨졌습니다. ‘절대 개봉 불가’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석 귀퉁이 바로 아래에서 조그만 씨앗 하나가 싹을 틔웠습니다. 그것이 자라 나무가 되고 그 몸통이 점점 커짐에 따라 육중한 석판들이 점차로 움직이면서 고정되었던 조임쇠들이 뒤틀리게 되었습니다. 그 육중한 화강암 석판들도 조그만 씨앗 안에 들어있는 역동적인 생명의 힘을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혹독한 동장군도 따뜻한 봄 날씨를 이기지 못하고 녹아 내리듯이 죽음의 짙은 어두움도 생명의 빛을 이겨낼 수가 없습니다. 

  헤롯왕, 유대 지도자들, 그리고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달아 죽이고 그 시신을 무덤에는 넣고 큰 돌로 무덤의 입구를 막고 봉인했습니다. 그들은 그것도 부족해 중무장한 로마 병사를 세워 무덤을 지키게 했습니다. 예수님의 무덤을 철저하게 봉하고 지켰습니다. 그러나 무덤의 입구를 막고 있던 육중한 돌도, 중무장한 로마 병사들도 예수님을 부활시키는 하나님의 생명의 빛과 능력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사실이라는 것을 역사적인 기록을 통해서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교회 역사가인 요세프스는 그의 저서 ‘교회사’에서 본디오 빌라도는 예수가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한 사건과 관련된 자세한 상황을 티베리우스 황제에게 보고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빌라도는 이 보고서에 예수에 관한 여러 기적들을 빌라도 자신이 직접 조사하여 확인하였음을 보고하고 있습니다. 빌라도는 예수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였고 이로 인해 대다수의 백성들이 그를 하나님으로 믿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예수님이 부활하였다는 소식은 이미 전 로마 지역에 퍼져 있는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 소식은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전 로마로 퍼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5장에 보면 바울은 자신이 고린도전서를 쓰고 있는 그 시점에도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들이 대다수가 살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통해 예수님의 부활이 역사적인 사실이었다는 것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에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한다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지 않으면 할 수 없은 일이었습니다. 예루살렘에서만이 아니라 로마에서도 예수님의 부활하심을 증거하다가 잡힌 사람들은 온갖 고문과 박해 속에서 처참하게 죽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 때문에 화형을 당했습니다. 예수님을 증거하다가 사자의 먹이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한다는 것은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가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초기의 기독교사에 유명한 순교자 중에 한 에베소 교회의 감독이었던 폴리갑이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로마의 황제가 되었을때 기독교를 말살하기 위해 엄청난 박해를 합니다. 그는 폴리갑을 붙잡아 화형틀에 묶어 놓고는 ‘네가 예수를 부인하고 예수의 부활을 전하지 않으면 살려 주겠다’고 말합니다. 그때 폴리갑이 ‘내가 살아온 86년 동안 예수님은 나를 한번도 배반하지 않았는데 어찌 내가 나의 주를 죽음이 두려워 배반하겠느냐’고 말하고는 화형장의 이슬로 사라집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고 그 분이 나의 구주가 되신다는 초대교회 교인들의 고백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한 고백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의 권세를 깨고 부활하신 모습을 가장 먼저 목격하고 그 소식을다른 사람들에게 전한 사람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여인들입니다. 우리들은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여인들에게서 아주 귀중한 교훈을 배워야 합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향한 여인들의 깊은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 금요일 오전 9시에 십자가에 달리시고 오후 3시에 운명하십니다. 오후 5시에 십자가에서 내리워져 6시 전에 무덤에 묻히십니다. 유대인들은 금요일 6시부터 안식일에 들어가기 때문에 6시 전에 예수님의 시신을 처리하려고 급하게 예수님의 장례를 마무리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을 철저히 지킵니다. 안식일을 어긴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고 만약 안식일을 어기면 죽음을 당하기도 합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를 안식일로 지켰고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하면 안됩니다. 

  예수님께서 무덤에 묻히시고 바로 안식일로 들어갔기 때문에 여인들은 돌아가신 예수님을 위해 어떤 일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여인들은 슬픔과 시름에 잠겼습니다. 그녀들은 예수님의 시신에 향유라도 바르기 위해 안식일이 지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오늘 본문 1절에 ‘안식일이 다하여 가고 안식 후 첫 날이 되려는 미명에’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주일 새벽입니다. 여인들은 안식일이 끝나자 마자 이른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안식일이 끝나고 새벽이 밝아오자 마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다는 것은 그만큼 예수님의 죽음을 아파했고 슬퍼했다는 말입니다. ‘미명, 새벽’이라는 단어속에서 여인들이 예수님의 죽음을 얼마나 슬퍼했고 예수님을 얼마나 사모했는지를 느낄 수가 있습니다. 

  여러분, 삶과 죽음의 객관적인 차이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느낀다는 것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은 기쁨과 슬픔, 배고픔과 배부름, 아픔과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죽은 사람은 그것들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영적인 영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영이 하나님 안에서 살아있는지 아니면 죽어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예수님과 함께 아픔과 평안,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있는가, 느끼지 못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고난주일과 고난주간이 와도 전혀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무관한 삶을 산다면, 그리고 부활 주일을 맞이하면서도 전혀 무관심하다면 우리의 영적 상태가 건강한 것은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여인들은 예수님의 죽음을 애통해 했습니다. 여인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실 때에도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며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통을 자신들의 아픔으로 느꼈습니다. 여인들이 새벽에 예수님이 묻혀 계신 무덤을 찾았다는 것은 예수님에 대한 사모함과 예수님의 죽으심을 그만큼 가슴으로 아파했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죽음을 슬퍼하고 아파하지 않았다면 새벽에 무덤을 찾지를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에 ‘미명, 새벽’이라는 시간은 여인들의 예수님을 향한 사모하는 마음을 가장 잘 담고 있는 단어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새벽을 깨우며 무덤을 향한 여인들에게 부활하신 예수님은 가장 먼저 나타나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가 하나님의 사랑을 더 크게 받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는 여인들을 향해 ‘평안하뇨’라고 말씀하십니다. 즉 ‘평안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여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확인한 후에 그 발 아래 엎드려 경배했습니다. 여인들은 크게 기뻐했습니다.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제자들에게 뛰어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도 영적으로 산 자가 느낄 수 있는 것이고,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과 감격도 영적으로 산 자가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부활주일 아침에 우리 모두가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던 여인들의 영성을 가지고 예배하기를 원합니다. 영적으로 산 자만이 느낄 수 있는 예수님의 부활의 기쁨을 온 몸으로 경험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여인들이 부활의 주님을 만난 후에 큰 기쁨을 가지고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을 제자들에게 전하기 위해 뛰어간 것처럼 부활의 주님이 선포하시는 참 평안을 가지고 세상을 향해 일어서는 은혜가 우리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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