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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손님과 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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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곤 목사(열린교회)

요즈음 일부 도시 교회 교인들이 교회를 선택하여 다니는 것이 마치 음식점을 선택하는 손님처럼 닮아가고 있습니다. 농경 사회에서는 교회선택은 다양하지 못했습니다. 싫든 좋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자신의 지역에 있는 교회에 등록하여 다녔습니다. 하지만 도시 사회에서는 주변에 많은 교회들이 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어졌습니다. 맛있는 집에 손님이 몰리듯 소문난 교회로 교인들이 이동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교회는 더 많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하여 경쟁을 벌이는 식당처럼 일부 교회가 변해가고 있습니다.

일부 교회들이 불편하지 않는 주차장을 구비하고 다양한 메뉴, 특화된 식탁, 쾌적한 환경, 유쾌함이 있는 부담 없는 설교 등으로 손님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마케팅과 브랜드 개발에 능숙하고 경영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대형 음식점을 만들 듯 교계에도 유사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름 있는 대형 식당이 체인점을 만들어 확장해 가듯 교회도 체인점 확장 경쟁에 나서고 있고 이미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린 거대 교회들이 손님의 시선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인은 결코 손님이 되어서는 아니 됩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피값으로 세운 구속받은 거룩한 공동체이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신 영적 가족 공동체입니다. 교인은 손님이 아니라 하나님을 한 아버지로 모신 영적 가족입니다. 가족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닙니다. 마케팅의 대상이 아닙니다. 사랑과 돌봄의 대상입니다. 가족은 함께 고통과 슬픔, 기쁨을 나누며 한 가문을 세워 가는 사람들입니다. 양육하여 성인이 되면 분가시켜 자녀를 독립적 가정을 이루도록 내 보내는 곳입니다. 성경은 교인을 사랑을 입은 자녀(엡5:1), 사랑을 입은 형제(살전1:4), 하나님의 자녀(롬8:16), 빛의 자녀(엡5:8)
등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음식점은 많은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고객중심 경영을 합니다. 고객이 원하는 맛을 개발하고 고객이 선호하는 배경음악을 내보내고, 고객의 취향에 맞는 실내 장식을 합니다. 고객 중심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고객의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기업을 닮은 교회도 최대의 모토가 고객중심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고객 중심이 아니라 삼위 일체 하나님 중심이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내 집은 만민의 기도하는 집이라(사56:7)”라 말씀하셨고 예수님께서 “또 내가 네게 이르노니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16:18)”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인은 손님이 아니라 이 하나님의 집에서 주인처럼 살아야 할 거룩하게 부름 받은 청지기입니다. 그래서 교인을 대접받아야할 손님이 아니라 진실한 청지기(눅12:42), 충성된 종(마25:23), 복음의 일꾼, 교회의 일꾼(골1:24-25) 등이라고 말씀합니다.
교회는 충성스런 고객으로 붙들어 놓기 위해 교인들의 눈치를 보며 서비스 경쟁을 하는 곳이 아니라 먼저 교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을 알게 하고 말씀으로 훈련시켜 하나님과 세상을 섬기도록 하는 곳입니다.

손님은 이익과 편리, 쾌락을 추구합니다. 자신에게 유익하지 않는 식당은 처음부터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어쩌다 방문한 식당이 불편하면 다시는 방문하지 않으며 불쾌한 식당에선 오래 머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식당은 고객 유치를 위해 고객 감동경영을 합니다. 그래야 헌신된 고객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업을 닮아 가는 교회는 교인 감동경영에 목을 맵니다. 그러나 교인은 감동 좇는 손님이 아니라 십자가를 좇는 제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좇을 것이니라 (눅9:23)”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내게 주신 십자가를 외면하는 곳이 아니라 십자가를 기쁘게 지고 주님을 좇는 곳입니다. 십자가를 상품화하여 교인 마케팅을 하는 곳이 아닙니다. 성경은 교인을 세상의 소금과 빛(마5:13-14), 모집한 자를 기쁘게 해야할 군사(딤후2:4), 귀히 쓰이는 그릇(딤후2:21), 증인(행1:8) 등이라고 말씀합니다. 교인은 즐길 곳을 찾는 사람이 아니라 섬길 곳을 찾는 사람들입니다. 유익 따라 움직이지 않고 사명에 따라 움직입니다.

손님은 불편하면 떠나지만 주인은 불편하면 고쳐 쓰는 것입니다. 손님은 유익이 없으면 외면할 수 있지만 가족은 유익이 없다고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손님은 맛과 서비스, 분위기가 전부일지 몰라도 제자는 의무나 책임, 사명감을 외면할 수 없습니다. 손님은 공동체 의식 없이도 고급식당에 드나들며 우월감을 갖지만 형제는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감으로 행복을 누립니다. 교인은 결코 손님일수도 없고 손님이 되어서도 아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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