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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복이 있는 사람 (눅 1: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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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이 있는 사람 (눅 1:39-55)


대림절 네 번째 주일입니다. 이제 이틀 후면 성탄절입니다. 이천 년 전 유대 땅 베들레헴에 어린 아이로 오신 주님을 기뻐합니다. 또한 그 주님이 세상을 심판하시고 우리의 구원을 완성하시기 위해서 영광 가운데 다시 오실 그 날을 사모하며 기다립니다. 그 어느 때보다 추운 겨울 날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확실히 믿습니다. 이 추위가 지날 것 같으면 따스한 봄날이 다시 찾아올 것이라는 사실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고 믿고 있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십자가로 우리의 죄를 대속하사 우리를 구원하신 그 주님이 영광 가운데 이제 곧 다시 오실 것을 우리는 확실히 믿고 있습니다.

누가복음 1장의 기사를 통해서 우리는 기다리는 여인 하나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가 바로 아기 예수의 모친 마리아입니다. 그녀는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사는 처녀였습니다. 그녀는 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였습니다. 그 당시 그들의 결혼 풍습은 우리와는 좀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들의 약혼이란 단순히 혼인을 약속하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동거를 하지 않을 뿐 법률적으로는 결혼한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녀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신랑과 함께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에게 하루는 천사가 찾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 가브리엘이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인사했습니다.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뭔가를 암시하는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이었던 것 같습니다. 때문에 그녀는 놀랐습니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천사가 말했습니다. “마리아야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그가 큰 자가 되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라 일컬어질 것이요 주 하나님께서 그 조상 다윗의 왕위를 그에게 주시리니 영원히 야곱의 집을 왕으로 다스리실 것이며 그 나라가 무궁하리라.”(눅 1:30~33)

그러자 마리아가 물었습니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눅 1:34) 그녀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여기서 천사가 그녀에게 은혜를 받았다고 한 말이 암시한 것이 바로 잉태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숫처녀가 어떻게 잉태하여 아들을 낳는다는 말입니까? 큰일날 소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아니 되겠기 때문에 그녀는 그렇게 물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천사가 자상하게 설명했습니다.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 이러므로 나실 바 거룩한 이는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어지리라 보라 네 친족 엘리사벳도 늙어서 아들을 배었느니라 본래 임신하지 못한다고 알려진 이가 이미 여섯 달이 되었나니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느니라.”(눅 1:35~37) 인간적인 방식, 즉 생물학적인 방식으로 임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능력으로 임신하게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그 설명을 듣고 비로소 마리아가 대답했습니다.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그렇게 천사 가브리엘이 전하는 말을 들은 후 마리아가 서둘러 엘리사벳을 찾아가 만난 기사가 바로 오늘 봉독한 말씀의 내용입니다. 오늘 말씀에 등장하는 엘리사벳이나 마리아는 복을 받은 여인들입니다. 엘리사벳이 마리아를 가리켜서 복된 여자라고 분명히 선포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오늘 우리가 주목할 것은 두 여인이 모두 다 자신들이 받은 바 은혜를 자랑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별로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들은 다만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그 긍휼하심을 찬양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하나님의 은혜는 모든 사람들, 특히 사회적 약자들에게도 임할 것이라는 사실을 찬양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복을 받은 그들의 찬양은 다분히 이타적이고 또 공동체적이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합니다.

아울러 우리가 주목할 것은 마리아가 복이 있는 여자로 소개되고 있지만 그녀의 복은 물질적인 풍요나 세속적인 성공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일찍이 선지자 미가는 베들레헴에서 그리스도가 탄생하실 것을 예언한 바 있었습니다. “베들레헴 에브라다야 너는 유다 족속 중에 작을지라도 이스라엘을 다스릴 자가 네게서 내게로 나올 것이라 그의 근본은 상고에, 영원에 있느니라.”(미 5:2) 그렇게 보잘 것 없는 작은 마을에서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자가 탄생하실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지극히 작은 자들에게 복음을 전하실 그리스도는 그렇게 작은 마을에서 그렇게 작은 아이의 모습으로 오셨습니다. 그리고 그 그리스도는 겸손하게 하늘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여 마치 죄인처럼 죽으셨습니다. 그 그리스도가 지극히 비천하게 되심을 통해서 우리가 거룩한 백성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마리아가 복이 있다고 한 것은 물질적인 풍요나 세속적인 성공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그녀가 복이 있다고 한 것은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있어서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인간적인 기준으로 볼 때에 그녀는 그렇게 사용될 만한 조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도구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그녀를 가리켜서 복이 있다고 한 것입니다. 누구나 복을 받고 싶습니다. 복을 받아도 많은 복을 받고 싶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풍성한 복을 받아 누리기 위해서 과연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그 방법을 오늘 우리는 마리아의 경우를 통해서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순종했기 때문에 복을 받았습니다. 엘리사벳이 뭐라고 말했습니까?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눅 1:45) 그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 자신이 잉태하게 될 것이라는 천사의 말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처녀가 아이를 갖게 되는 것은 극히 치명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고 또한 하나님의 뜻이라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녀는 마치 노예가 주인에게 하듯이 전적으로 순종했습니다. 때문에 그녀를 복이 있는 여자라고 부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마리아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지극히 작은 자라는 사실을 인정했기 때문에 복을 받았습니다. 그녀가 뭐라고 노래했습니까?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눅 1:46~48상반절) 가난한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가난하고 힘든 상황에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겸손하게 하나님을 찾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나님을 찾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긍휼하심이 임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또한 마리아처럼 복을 받아도 여전히 겸손합니다. 교만하지 않습니다. 복을 받은 사람들은 전적으로 복을 주시는 하나님만을 자랑하고 그분만을 높이며 찬양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고 분명히 기억해야 합니다.

끝으로 마리아는 자신이 받은 복에 대해서 감사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주목해야 합니다. 성경이 소개하고 있는 그 어떤 노래보다 아름다운 이 노래를 그녀가 부를 수 있었던 것은 받은 바 복에 대해서 감사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찌 보면 눈앞이 캄캄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어찌하여 자신에게 이런 일을 감당하게 하셨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구체적으로 감사하며 찬양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세상과 이 세상에 속한 헛된 것들을 사랑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옛날 엘리사벳처럼, 그리고 마리아처럼 진정한 의미의 복을 받아야 하겠다는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주님의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귀를 기울여 그 말씀을 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들었으면 믿고 순종해야 합니다. 아울러 복을 받기 위해서 좀 더 겸손해져야 합니다. 주님의 복이 필요한 지극히 비천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받은 바 복에 대해서 감사하며 그 주님을 찬양해야 합니다. 겸손히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받은 바 복에 대해서 늘 감사하며 찬양하는 여러분에게 비천한 자를 높이시며 주린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시는 주님의 놀라운 은혜와 평강이 항상 넘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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