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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하나님 은총 스며 있는 시장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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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타락 이전에 아담과 하와는 선악과를 제외하고는 에덴동산의 각종 나무 실과를 임의로 먹을 수 있었다. 별다른 노력이 없어도 풍부한 자원이 주어진 셈이었다. 게다가 욕심도 없었다.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아 옷도 필요 없을 정도였다. 영원히 살 수 있도록 허락됐기 때문에 시간도 제한된 자원이 아니었다.

그러나 선악과를 먹고 죄를 범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인간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나 종신토록 수고해야 땅의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됐다. 영원히 살지 못하고 죽게 돼 시간도 제한된 자원이 돼버렸다. 그러나 욕망은 커져서 자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게 되었다. 부족함이 없고 욕심도 없는 낙원에서 인간은 갑자기 시간을 포함한 모든 자원이 제한되고 유한한 세상으로, 그나마 그것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얻을 수 있는 세상으로 가슴속에 욕심을 가득 품은 채 쫓겨난 것이다.

이처럼 타락한 인간을 하나님은 그냥 내버려두신 것일까? 아니다. 하나님은 늘 긍휼을 베푸시는 분이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가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에도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나타나는 시장원리를 허락하셨다. 애덤 스미스가 찾아낸 시장원리는 자신의 욕심에 따라 살면서도 모두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나타나는 ‘보이지 않는 손’의 원리이다.

빵가게 주인 갑돌이는 이웃에 대한 특별한 사랑이나 자비심이 없이 오직 스스로의 이익을 최대한 추구하는 사람이다. 갑돌이처럼 많은 빵가게 주인들이 시장에서 서로 돈을 많이 벌려고 경쟁한다. 결과적으로 값싸고 좋은 품질의 빵을 만드는 사람이 빵을 많이 공급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불하고자 하는 가격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도 높은 만족을 누린다. 이 과정을 통해 경제는 성장한다.

하나님은 햇빛을 악인과 선인에게 동일하게 비추시며 비도 의로운 자나 불의한 자 모두에게 내리시는 분이다. 중력의 법칙이 사물과 허약한 인간을 유지시키는 고마운 하나님의 은총이듯이 수요와 공급의 법칙으로 대변되는 시장원리도 욕심에 빠져 사는 연약한 인간들이 그나마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총이 아니겠는가? 물론 하나님은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닮아 거룩해지기를 소망하고 기대하고 계시지만 말이다.

조성봉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성봉 의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정부투자기관 평가위원, 감사원 자문위원, 전력거래소 이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이자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정부의 역할, 그 새로운 도전' '표류하는 한국경제, 활로는 없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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