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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뒷모습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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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요한 목사(남서울비전교회)

대부분의 동물은 앞모습과 뒷모습이 일치한다. 배고프면 배고프다고 표현하고, 화나면 화난 몸짓을 하고, 좋아하면 좋아하는 표정을 짓는다. 겉모습이 그들의 속마음인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겉모습을 자세히 살펴봐도 속마음을 알 수 없을 때가 많다. 배고프면서도 배부른 척 하고, 가장 싫어하면서도 겉으로 가장 좋아하는 척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모습만으로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없는 존재가 인간이기에, 겉모습을 통해 그 사람의 됨됨이나 인품을 파악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뒷모습이 중요한 것이다. 뒷모습만큼 정직한 것은 없다. 앞모습은 감출 수 있지만 뒷모습은 절대 감출 수가 없다. 뒷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사람이 진실한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육영수 여사가 어느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결혼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1950년 8월 하순, 맞선 보던 날 군화를 벗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든든해 보였어요. 사람은 얼굴로써는 남을 속일 수 있지만 뒷모습은 남을 속이지 못하는 법이예요. 뒷모습은 정직하거든요. 그 후 몇 번 만나보니까 내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진실한 뒷모습을 발견하고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는 말인데, 그 당시만 해도 박정희는 순수한 군인의 마음이었으리라. 17세의 공주인 스테파니와 함께 교통사고로 죽은 모나코의 그레이스 왕비는 차에 타면서, 애인이 생긴 딸 스테파니에게 유언과도 같은 말을 하였다. “남자들은 스테파니보다 공주를 더 사랑한다는 것을 명심하거라.” 뒷모습보다 겉모습에 좌우되는 인간의 속성을 깨닫고 뒷모습을 살펴보라는 말이다.

인간은 보이는 얼굴은 하나지만 보이지 않는 얼굴, 즉 감춰진 얼굴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래서 겉모습만으로는 뒷모습을 알 수 없다. 중국 최고의 가면술로 변검이라는 것이 있다. 본 사람도 있을 텐데, 소매로 얼굴만 스치면 전혀 다른 얼굴로 바뀐다. 보면서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는데, 최고의 변검왕이라고 하는 왕다오정이라는 사람은 얼굴을 24개까지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인간은 변검술보다 더욱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가장 고상하고 가장 인격적인 것 같은 겉모습에 숨겨진 거짓되고 불의한 수많은 얼굴들, 그것이 우리의 솔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현존하는 세계최고의 건축물 중의 하나인 파르테논 신전을 건축할 때의 일화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거대한 석주를 세워 지붕을 올리고 값비싼 대리석에 아름다운 조각을 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자금이 필요한 공사다. 그때도 공사비를 절약하기 위해 부실 시공업자들이 있었다. 파르테논 신전이 거대한 외양을 갖춰갈 무렵 공사비를 절감한다는 명목하에 신전의 지붕공사를 대충 마무리 하여 지으려 했다. 지금이야 하늘을 나는 게 일도 아니지만, 그때는 날 수 있는 것이 전무하던 시대이니만큼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지붕은 대충 넘어 가자는 게 합리적인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한 사람의 고고한 외침에 부실시공 계획은 전면 취소되었다. “신이 보고 있지 않은가!” 보이지 않는 이면을 신이 바라보고 있다는 한 마디 외침에 파르테논 신전은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지붕 구석구석까지 정성을 다해 아름답게 장식할 수밖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뒷모습은 훨씬 더 중요하다. 다윗을 왕으로 세우신 사례에서 보듯이, 하나님께서는 겉모습보다는 사람들의 눈에 드러나지 않는 뒷모습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삼상 16:7). 보이지 않는 우리의 뒷모습을 하나님께서는 늘 지켜보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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