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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대통령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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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께 드리는 글

- 김관선 목사 (산정현교회)


5년 동안 어려운 형편에서 국민을 섬기느라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그 대통령이란 자리가 무거운 짐을 외롭게 져야 하는 자리라는 것을 모르지 않기에 부러움보다는 연민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잘한다고 했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고요. 힘든 줄 알면서도 쓴소리 좀 보탭니다. 

최근 논란 중에 용감하게 처리하신 특별사면을 보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는 공평과 정의가 실현되기 어렵다는 안타까움을 떨쳐버리지 못하겠습니다. 목사로서 하나님이 살아계신다고 믿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것은 이 세상에 공의가 실현된다고 믿는 것과 다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사회적 지탄을 받는 두 분에 대한 사면은 정의를 강조하는 목사로서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어 이렇게 글로 마음을 전합니다. 

최근에 고등학생 44%가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 정도 감옥 가는 것도 괜찮다고 대답한 조사가 나왔다고 해서 충격이 매우 컸었습니다. 중학생의 경우는 28%가, 초등학생은 12%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특별사면 받기도 어려울 텐데 말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심각하게 병든 윤리의식을 보는 것 같아 목사로서 몹시 가슴이 아프고 또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한참 정의감에 불타야 할 학생들이 범죄를 통해서라도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안쓰러웠고, 도대체 무엇이 우리 청소년들을 이렇게 병들게 했는지 답답했습니다. 비록 가난해도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목사로서 이번 특별사면은 그 가르침마저 공허하게 만들었습니다. 역시 돈이 있어야 하고 힘 있는 사람과 줄을 잘 잡고 살아야 한다는 실질적인 가르침을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앞으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빵 한 개 훔쳐 먹고 19년 감옥생활을 했던 장발장 이야기를 최근에 영화에서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힘없고 돈 없으면 살기 힘든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양입니다. 특별사면을 받은 그 특별한 두 분들은 형기를 다 마친다고 해서 가족들이 먹고사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도 아닙니다. 평생 사는 데 지장 없는 분들입니다. 그들이 그 정도라도 죄의 대가를 치러야 서민들의 자괴감이나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태도 등이 치유될 텐데 이를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우린 희망을 놓치는 않겠습니다. 우리 사회에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고 이런 것을 막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기에 그렇습니다. 임기 말에 개인적인 관계로 인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많은 상처를 받았을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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