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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마지막 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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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과 목사님이 온천에서 목만 내놓고 함께 앉았다.
대화 주제는 죽음이었다.

스님은 자연사가 좋다고 말했다.
자연사를 하자면 소식(小食)을 해야 한다고 한다.
식사를 두 끼니로 줄이고, 그 다음에는 한 끼니로 줄인다.
그리고 한 끼니마저 줄이면 살이 모두 빠지고, 근육과 뼈만 남는다고 했다.
병균이 들어와도 먹을 것과 서식할 단백질이 없으므로 접근하지 않고
어느 날 조용히 기력이 없어지면서 자연사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사람의 식욕과 탐욕을 이기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오래 살 수 있다고 했다.
매우 일리가 있는 제안이었다.


목사님은 조금 답답했다.
‘나이가 들더라도 사회와 이웃에게 공헌하는 일을 계속하다 보면 건강도 유지되고,
이웃에게 유익을 주는 삶이 아닐까’라고 제안했다.

끼니를 줄여서 자연사를 유도할 것이 아니라
움직일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과 위로를 해주기도 하고,
아침 일찍 마당 청소만 아니라 골목골목 거리 청소도 하며
헐벗은 노인들, 굶주리는 사람들을 위해 도시락 배달이라든지
복지기관과 연계해 봉사생활을 하다 보면
삶의 의욕도 있고 보람도 찾고,
나아가 타인의 생명 지킴이로서 사명을 다할 때
오히려 멋진 노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스님과 목사님은 둘 다 얼굴을 쳐다보며
서로의 의견이 매우 소중하다고 감사하며 탕 밖으로 나왔다.

움직일 수 없이 연로해 자연사하는 것도 좋다.
움직일 수만 있으면 나를 위해 살지 말고,
이웃을 위해 끝까지 살아가는 것이 생산적인 종말이 아닐까.

- 윤대영 목사 (부천 처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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