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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고도원의 아침편지] 세익스피어의 사랑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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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허물 때문에 나를 버린다고 하시면
나는 그 허물을 더 과장하여 말하리라.

나를 절름발이라고 하시면
나는 곧 다리를 더 절으리라.
그대의 말에 구태여 변명 아니하며…

그대의 뜻이라면
지금까지 그대와의 모든 관계를 청산하고
서로 모르는 사이처럼 보이게 하리라.

그대가 가는 곳에는 아니 가리라.
내 입에 그대의 이름을 담지 않으리라.
불경(不敬)한 내가 혹시 구면이라 아는 체하여
그대의 이름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그리고 그대를 위해서
나는 나 자신과 대적(對敵)하여 싸우리라.
그대가 미워하는 사람을 나 또한 사랑할 수 없으므로.

- 세익스피어의 《소네트 시집》 중에서 -



* 이별(離別)과 실연(失戀)의 아픔을 상대방에 돌리지 않고,
그 어떤 다른 구실로도 돌리지 않고, 오로지 자기 내면(內面)으로
끌여당겨 그 쓰라린 고통을 순백(純白)한 사랑으로 승화시켜가는,
아름답고도 슬프고도 절절한 사랑 고백의 극치입니다.

며칠전, 프랑스에 사신다는
신근식님이라는 분께서 최근 당한
실연의 고통을 토로하는 메일을 보내면서,
"이런 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글을 보내달라"고
부탁해오셨습니다. 이 시(詩)는 신근식님께 드리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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