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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메일 책벌레 168호 | 비블리오 테라 피 & 어떻게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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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월의 마지막 날이군요.
오늘은 책 읽기란 주제를 다룬 두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독서치료, 책 속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법을 다룬
<비블리오 테라피>와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
<비블리오...>는 5월에 1팀에서 함께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는 이레서원에서 나온 책. "책을
읽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재미, 정보, 관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책은 주로 저자의 관점, 즉 세계관을 파악하며 자신의 세계관을
넓혀가기 위해  천천히 읽어야 된다"는 정독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리고 저와 사무실을 함께 쓰는 룸메이트 윤은경 자매를 소개합니다.
1팀 책벌레로서,현재 성덕교회에서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고
있으며, 성격이나 관심 분야 등 여러 모로 저랑 많이 닮은 책벌레죠. ^^
<비블리오 테라피> 독후감 쓴 걸로 메일 책벌레들에게 인사드립니다.
그럼 한 주간 활기차게 보내시구요, 6월에 만나요.
샬롬~

책벌레지기

#  첫 번째 책

독서의 힘의 재발견

“비블리오테라피.” 낯선 이름에서 오는 신선함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평생 친구로 삼고 있는 책과 관련된 내용이라 그랬을까, 이 책을 소개받는 순간 읽고픈 마음이 절로 들었다. 더욱이 최근 개인적으로 “독서 치료”에 대한 관심도 고조된 터라  “독서 치료, 책 속에서 만나는 마음 치유법”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이 무척 친근하게까지 느껴졌다.

  저자는 이 책의 저술 목적에 대해 이렇게 밝힌다. “이 책은 전문적 카운슬러나 치료사를 위한 안내 책자는 아니다. 그러나 독서 치료의 개요를 간략히 설명하여 이 책의 독자, 정신건강 전문가, 교육자들이 그 윤곽을 파악하는 것을 도와주려고 한다.” 그렇다. 이 책은 전문적인 분야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개인적으로 “독서 치료” 교육을 받을 계획이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전문적이며 정보적 측면보다는 지금까지의 독서가 내 삶에 미친 영향력과, 그야말로 위대한 독서의 힘의 재발견의 기회를 얻었다.

  한편으로는 문학의 힘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도 같다. 이 책의 저자는 픽션의 세계의 무한한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문학 장르보다는 효율적이고 직접적인 성장과 관련된 책들을 선호하다 보니 픽션의 세계와 멀어진 듯하다. 문득 그동안 뒤에 세워두었던 문학 작품들에게 좀더 가까이 가고픈 마음이 든다.

  우리 가운데 수없이 많은 일그러진 관계로 인한 상처와 온갖 시련들로 인한 좌절의 그림자들은 누구에게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질수록 자기 정체성을 잃고 외로움과 허무감에 빠져 삶의 의욕 자체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상담이 일종의 붐 현상으로 그칠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미 우리 주변에 음악 치료, 무용 치료, 물 치료, 드라마 치료, 놀이 치료 등 적지 않은 마음의 치료 방법들이 자리잡아 가고 있지 않던가. 그 가운데서도 글만 읽을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행할 수 있는 독서는 그 어느 것보다 보편적이며 효율적이며 강력한 마음 치료법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인간의 비극을 잘 지적하고 있다. “아름다움에 무관심해지고, 남들에게 공감하는 마음이 부족해지고, 지구 생태의 파괴를 허용하고….” 이러한 결과는 총체적인 상실감에서 오는 것인데, 그것은 곧 독서의 상실에서 비롯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 세상 마지막까지 없어지지 않을 독서. 그 힘에 대한 재발견이 끝났다면, 앞으로 남은 날들을 “책전도사”의 삶을 사는 것만큼 귀한 삶도 없어 보인다.

# 두 번째 책

천천히 책읽기의 즐거움 새로운 세계관이 보인다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 / 제임스 사이어 지음, 이나경 옮김, 이레서원 펴냄

모든 사람은 각자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 세계관이란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세상을 바라보는 안경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의식하든지 의식하지 못하든지 간에 세계관이라는 안경을 끼고 생각하고, 행동을 한다. 제임스 사이어는 1976년 기독교 세계관 연구의 원조격인 <기독교 세계관과 현대 사상>을 통해 현대 세계의 다양한 세계관 목록을 발표한 바 있다. 본서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는 이 책의 후속편으로서 세계관과 책읽기를 접목한 책이다. 즉 모든 책은 저자의 세계관이 글로서 표출된 것이라는 가정하에 ‘어떻게 읽어야 저자의 세계관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나온 책이다.

1장에서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와 목적을 말하면서 자신이 말하는 세계관 탐색적 독서법이란 저자의 세계관이 무엇인지를 탐색하면서 책을 읽는 것이라는 점을 밝힌다. 이러한 세계관 탐색적 독서법을 2장에서는 논픽션 읽기, 3장에서는 시 읽기, 4장에서는 소설 읽기에서 구체적으로 적용한다. 5장은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세계관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좀 더 넓은 배경지식인 저자의 전기적 배경, 책의 문학적 배경, 역사적 배경, 사상적 배경과 아울러 독자인 자신의 세계관적 전이해가 무엇인지를 바로 알아야 함을 강조한다. 6장은 책을 언제 읽어야 할지, 무슨 책을 읽어야 할 지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의 독서 목록을 제시해주고 있다.

결국 제임스 사이어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 요지는 모든 책은 나름대로 세계관을 담고 있으며, 책읽기를 통해 저자의 세계관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 책의 제목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How to read slowly)처럼 책을 ‘천천히’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정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는 제임스 사이어의 이러한 독서관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까? 먼저 필자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째, 이 책은 책읽기의 여러 가지 목적 중 자신의 세계관과 인생관 형성을 위한 책읽기의 중요성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책읽기를 통해 얻으려고 하는 목적은 크게 재미, 정보, 관점의 세가지가 있다. 이러한 책읽기의 여러 가지 목적 중 이 책은 주로 저자의 관점 즉 세계관을 파악하며, 자신의 관점 즉 세계관을 넓혀가기 위한 책읽기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를 하고 있다. 그래서 책을 읽되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만, 또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만 읽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큰 도전을 준다.

둘째, 이 책은 독서의 여러 방법론 중 ‘정독’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정독이란 천천히 자세하게 한 권의 책을 완전히 내 것으로 삼는 독서법이다. 제임스 사이어는 책 속에 담긴 저자의 사상을 파악하기 위한 세계관 탐색적 독서법에는 많이 읽고, 빨리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읽으면서 저자의 관점을 완전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이는 다독과 속독법에 치우쳐 있는 현대인의 독서법에 대한 좋은 교정제가 된다.

셋째, 이 책은 문학 장르에 따른 독서법의 차이점을 잘 보여주고 있다. 사실문, 시, 소설 등의 문학 장르에 따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게 책을 읽어야 하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각 장르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특성에 맞는 책읽기를 하지 못하게 되면 각 장르 속에 담긴 저자의 사상을 파악하는데 지장을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시와 소설 읽기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설명은 그냥 대충대충 재미삼아 시와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큰 도전과 자극이 된다.

이러한 중요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임스 사이어의 <어떻게 천천히 읽을 것인가?>는 한계도 가지고 있다. 세계관 탐색적 독서법을 목적으로 하는 ‘정독’만 강조함으로써 책읽기의 다른 방법론인 ‘다독’과 ‘속독’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그러나 독서법에 있어서 ‘정독’만이 유일무이한 독서법은 아니다. ‘정독법’과 ‘속독법’ 사이에 절대적인 우열관계는 없다. 독서의 여러 방법론 중 ‘천천히 읽어야 할 때’도 있고, ‘빨리 읽어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어느 한 가지 방법론이 모든 독서에 적용되는 만능독서법이란 없다. 필자는 졸저 <책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라는 책에서 독서법은 독서의 목적에 따라 달리 사용해야 함을 주장한 바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음식을 먹는데 있어 한식을 먹을 때는 숟가락과 젓가락, 양식을 먹는 데는 나이프와 포크가 필요하다. 숟가락 하나만을 가지고 모든 음식을 먹을 수는 없고, 포크 한 가지만을 가지고 모든 종류의 음식을 먹을 수도 없다. 독서법도 마찬가지다. 독서법은 독서의 종류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저자의 세계관 파악을 목적으로 책을 읽을 때는 ‘천천히’, ‘자세히’ 읽어야 한다. 그러나 자기가 종사하는 전문 영역에 필요한 많은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읽을 때는 ‘많이 그리고 빨리’ 읽는 것이 좋다. 독서법의 대표적인 두 가지 방법인 ‘정독’ 과 ‘속독’은 상호 보완적인 독서법으로서 자신이 읽고자하는 책읽기의 목적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어져야 한다.

비록 제임스 사이어의 ‘천천히 읽기’ 주장은 독서법의 종합적, 균형적 시각을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책읽기를 통해 저자의 사상과 세계관을 파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독서 지침이다. 이 방면에서 우리 시대에 제임스 사이어 같은 독서 대가의 독서 조언을 듣기도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라. 결코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글=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
2004-04-26 <기독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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