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메일 책벌레 226호 | 선물의 의미

첨부 1





샬롬~ 변덕스러운 봄 날씨에 잘 적응하고 계시는지요?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데도 봄을 가까이서 느끼기에는
왠지... 봄샘 추위로 쌀쌀한 기운이 감돌아 어제는 감기가 들어
하루 동안 고생했습니다.

지난 주말엔 윤 & 윤 사무실에서 책벌레 1팀 3월 정기모임을
가졌습니다. <선물의 의미>(폴투르니에)란 책을 나누었는데요
126쪽 분량의 작은 책이지만, 긴 여운이 남는  좋은 책입니다.
저는 선물로 이 책을 받아 읽었는데, 폴 투르니에 팬이기에
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고, 오래 전 <선물과 공짜>에 대한
글을 썼던 기억에 나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나왔는데 선물하기에 좋은 책이군요.
빨강색 의자, 입체적인 책 표지가 눈에 띄네요.

<메일 책벌레>를 보낼 때마다 늘 책벌레들에게 선물을
보낸다는 마음으로 전하는데, 선물을 주는 사람은 잘  받고
있는지 늘 궁금하답니다. 피드백을 주시면 제게도 좋은 선물이
되겠지요. ^^

오늘은 책벌레 1팀 멤버인 강진희 님이 독후감을 보내 주었습니다.
5년 전 저와 함께  책벌레 1팀을 시작했던 초창기 멤버이기도 하죠.
현재 낮에는 일하고 저녁에는 대학원에서 광고홍보학을 공부하느라
바쁜 학생입니다. 그럼 그가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필과 책을 읽은
소감을 곁들입니다. 나눔 감사합니다!

교회력에 보면 부활 후 예수님 승천하실 때까지 50일간을
기쁨의 50일이라고 한다는데... 책벌레님들에게도 부활의 기쁨이
이어지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책벌레지기


강진희
62년생. 학교 졸업 후 10여 년간 주택, 교통, 관광, 외식, 유통 분야의
기자 명함을 들고 다녔다. 이후 오늘까지 10년째 에너지관리공단에
근무하면서 '에너지절약'을 홍보하고 있으며 'PR'에 관한 지속적인
관심을 키우고 있다. 사물보다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고 요즘은
'30+싱글들'을 섬기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선물, 감동과 설레임의 기대



나는 평소 선물에 큰 의미를 둔다. 선물 그 자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표현하는 방식과

의미도 크게 생각하는 편이다.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나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이 겪는

의미 있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갖고 그 일들이 선물을 할만하다고 느껴지면

꼭 기억하고 표현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표현 방식에 있어서도 의례적이거나 형식적인

것보다는 무언가 독특한 방식을 택한다.



예를 들면 예전에 학교 친구의 생일선물로 조그마한 어항 속의 금붕어 몇 마리를 선물한 적이 있다.

틀에 박힌 선물보다는 뭔가 선물을 통해 그 친구에게 기억될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만들어주고

싶었던 마음이었기 때문에 고민하다 선택한 선물이었다. 그 친구는 지금 연락이 되지 않고

기억마저 어스름하건만, '선물'을 생각할 때 늘 내 마음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그 금붕어가

담긴 어항으로 기억되고 있다.



'선물'은 내게 늘 특별한 설레임이 있는 기대를 갖게 한다. 그것은 받을 때보다 줄 때가 더욱 그렇다.

선물 받을 사람을 떠올리고 그를 위해 의미 있는 선물을 생각하고 선택하고 포장하고 그것을 전달했을 때

그가 보이는 반응을 상상하는 일련의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선물의 의미'로 다가온다. 그렇기에  선물을

고르는 일은 일종의 고통이면서 기쁨이다.



'선물'에 대한 이런 까다로움 때문인지 솔직히 선물 받는 일에도 의미를 두는 편이다. 선물이 무엇이든

간에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 선물은 받으면서도 기분이 무지 나쁘다. 그것은 단순히 선물의 가치나 포장

등 형식의 문제가 아님을 느끼기 때문이다.



폴 트루니에의 '선물의 의미'를 읽으며 평소 '선물'에 대해 지나치리만큼 까다로운 내 자신의 심리와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선물의 여러 다면적인 의미와 심리를 따뜻한 시선으로 통찰력 있게 표현하는 그의 글들에 끄덕끄덕

공감하게 되면서,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선물에 대한 생각들과 가치들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물이 뜻밖일수록 그리고 개인적일수록 마음의 감동 또한 더하지만, 이런 감정이 언제나 쉽게

표현되는 것은 아니다' 폴 트루니에의 표현처럼, 그동안 나는 선물을 통해 서로에 대한 특별한

감정을 주고받기를 원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선물에 대한 기억들은 늘 의미로 다가온다.  


새벽예배를 위해 참석했던 동네 지하 개척교회 목사님을 위해 어느 날 강대상 탁상 위에 슬그머니

두고 왔던 청색넥타이는 지금도 문득 문득 마주치는 개척교회들을 볼 때마다 스스로 즐거워지는 '선물의 의미'이다.


'교육적 효과와 함께 의미 있는 그런 선물 뭐 없을까?' 고심 끝에 고른 C. S 루이스의 '나니아 나라 이야기'는

조카들에게는 막상 어떤 의미였는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루이스에 대한 경외와 함께 또 다른 즐거움으로

떠올리는 '선물의 의미'이다. '조카들의 세뱃돈은 문화상품권으로...'오래 전부터 지키고 있는 이 원칙 또한

나 나름대로의 '선물의 의미'이다.



생각해 보면 '선물'을 둘러싼 이런 풍성한 마음의 기쁨은 어쩌면 어릴 적 멀리 이국 땅으로 떠나 몇 년간 볼

수 없었던  엄마로부터 비롯되었던 것 같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면 어김없이 도착했던 울긋불긋 화사한

포장의 초콜릿들은 내 선물의 기억에 대한 최초의 뿌리다. 한 겹 한 겹 포장을 벗길 때마다 드러나는

이런 저런 다양한  모양의 그 현란한 조각들..아깝고 설레는 마음으로 한 입 깨물었을 때 입 안 가득

퍼지던 그 달콤하고도 쌉쌀한 맛...한 올 한올 정성으로 떠서 만든 겨자색 털 롱코트, 꼬랑지가 길게

늘어진 빨강 모자, 스웨터와 바지...원색의 털실 작품 옷들로 포장된 초콜릿 박스는 10대 여자아이의

예민한 감수성을 넘치도록 채워주었던 '선물' 이상의 '감동'이자 '즐거움'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폴 트루니에가 정의하는 선물의 의미는 어쩌면 나의 고백이기도 하다.


'선물의 의미는 그 선물이 표현하는 사랑,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는 사랑 속에 들어 있다. 모든 인간은

누군가에게 애정을 주고 또 그것이 고맙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느끼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사람은

모두 자기가 사랑 받고 있다는 증거를, 또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이 사랑을 크게 기뻐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증거를 찾고 있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