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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민들레 홀씨> 제120호: 인도의 세 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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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호 / 2004 년 7월 17일 발행 (부정기 발행)
발행처: 민들레성서마을    발행 및 편집인: 김재성

인도의 세 왕자 이야기

인도에 세 왕자가 있었는데, 그들은 모두 보물을 하나씩 가지고 있었다. 첫째 왕자는 아무리 멀리 있는 것도 볼 수 있는 천리안을 가졌고, 둘째 왕자는 하늘을 나는 양탄자를, 셋째 왕자는 죽어가는 사람을 한 번 살릴 수 있는 약을 갖고 있었다. 하루는 첫째 왕자가 천리안으로 보니 이웃 나라 아름다운 공주가 병이 들어 다 죽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둘째 왕자의 하늘 나는 양탄자를 타고서 공주에게로 급히 갔다. 그리고 셋째 왕자가 사람을 살리는 약 그러나 한 번밖에 못 먹는 약으로 공주를 살려냈다. 그 나라 왕은 기뻐하고 감사하면서 공주를 그들 가운데 한 사람과 결혼시키겠다고 했다. 문제는 세 왕자 가운데 누가 공주와 결혼할 것이냐는 것이다. 왕은 가장 공이 큰 사람으로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누구의 공이 가장 큰지 판단하는 게 더 어렵다. 여러분은 누구를 뽑겠는가?

참고로, 언젠가 읽은 이어령 교수의 생각은 이렇다. 그는, 천리안이 없었으면 그 모든 것은 시작도 할 수 없었으므로 첫째 왕자에게 가장 큰 공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가 이 예화를 이렇게 해석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즉 그는 정보화 사회의 중요성을 설명하려고 이 예화를 든 것이다. 그래서, 하늘 나는 양탄자는 산업사회를, 먹어서 없어지는 약은 농경사회를 상징한다면, 천리안은 정보사회를 상징한다고 했다. 그는 그 나름대로 그 이야기를 자기 의도에 맞게 적절히 해석하였다. 같은 예화라도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의 맥락에 따라서 사용할 수 있다. 그것은 살아 있는 해석자의 권리이자 특권이요 또 기쁨이다.

난 언젠가 설교에서 가장 큰 공은 셋째 왕자에게 돌려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물론 세 왕자 모두 공주를 살리는 데 똑같이 중요하게 기여를 했다. 그런데 중요한 차이가 있다. 공주를 살린 이후에, 첫째 왕자는 그 용한 천리안을 그대로 가지고 있고, 둘째 왕자도 하늘 나는 양탄자를 그대로 갖고 있다. 그러나 셋째 왕자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약, 그러나 단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그 약을 써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그에게는 그 약이 없다. 그래서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준 셋째 왕자에게 가장 큰 공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누구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사랑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그 사랑을 베풀 때 내게 별 손해가 없는 경우는 그래도 쉽지만, 내게 있는 것을 주어야 할 때는 망설여진다. 더욱이 그것이 흔한 것이 아니라 내게 하나밖에 없는 것일 때는 더더욱 그렇다.

요즘 내가 제일 듣기 거북하고 또 언어의 오염이라고 느끼는 것은 “여러분 사랑해요”라는 말이다. 주로 인기 탤런트들이나 가수들이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팬들의 환호성에 답하면서 하는 말이다. 뭔가 좋은 말을 하긴 해야겠는데 할 말이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것 같다. 사랑의 고백은 은밀하고 감동적인 것이며, 자기를 내어주는 책임이 따르는 것인데, 그렇게 하는 말은 감동적이지도 않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그저 화려한 말잔치일 뿐이다.

특히 수천 명 모이는 큰 교회 목사들이 설교 시간에 수시로 “여러분 사랑해요” “축복해요”라고들 하는데 왠지 값싸게 느껴진다. 간단히 얘기해서, 그런 탤런트든 가수든 목사든 간에 그들이 한번 “여러분 사랑해요”라고 말할 때마다 그 자신의 돈이 각각의 청중에게 10원씩만 전해진다고 하더라도 아마도 그들은 집회 내내 단 한 번도 그런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 자기 것이 나가지 않고 말로만 하는 것은 값싼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이 고맙고 큰 것은 그의 십자가 때문이다. 그는 말로만 사랑하지 않았고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주기까지, 자기에게 하나밖에 없는 것을 다 내어 주면서 우리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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