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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리산 편지] 한국교회는 지금 회개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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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교회의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신 날, 성탄일에 교회와 겨레를 생각하며 이 글을 쓴다. 이 글의 결론을 먼저 말하자면 "한국교회는 지금 회개할 때"요, 한국교회를 이끌고 있는 목사들은 나를 포함하여 모두가 금식하며 회개하여야 할 때란 말이다.

우리 개신교가 전래된 지는 금년으로 정확하게 120년이 된다. 그간에 한국교회는 어느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부흥과 성장을 거듭하여 이제는 일천만 명이 넘는 교세를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그간의 세월에 한국교회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백성들을 섬기는 일과 겨레의 번영에 헌신적으로 참여하여 왔다. 구한말의 개화운동과 계몽운동, 일제 강점기의 민족해방운동, 6.25 전후의 반공운동, 70년대의 민주화운동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는 겨레의 빛이 되고 소금이 되고자 온갖 노력을 다 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세인들로부터 칭찬은 커녕 지탄을 받는 처지에 이르렀다. 그리고 120년에 걸친 한결같았던 성장의 역사 속에서 처음으로 교세가 감소되는 현상에 직면케 되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본인의 판단으로는 한국교회의 이런 모습은 갑작스레 당하는 일이 아니다. 20여년 전부터 능히 예상되었던 바다. 한국교회의 고도성장기는 70년대이다. 믿을 만한 통계에 의하면 1970년에 신도수가 390만이었는데 10년 후인 1980년에 810만으로 증가되었다. 재론의 여지없이 축복받은 10년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이 기간 동안에 한국교회의 병이 시작되었다. 지금 세인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된 한국교회의 병폐가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다름 아니라 성장주의, 물량주의, 도덕성의 결핍현상 등이 그때부터 교회 안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한 예를 들어보자. 박정희 대통령이 주도한 새마을 운동이 시작되면서 정치, 경제, 교육 모든 분야에서 "잘 살아보세" 운동이 방방곡곡에 울려 퍼졌다. 그때 교회만큼은 "잘살아 보세"가 아닌 "바로 살아 보세"운동을 펼쳤어야 했다. 정치가들이나 경제인들이 "잘 살아 보세"를 외치는 것은 나름대로는 당연하다. 그러나 종교인들은 달랐어야 했다. 잘 사는 것이 좋긴 한데 바른 정신, 바른 사상 없이 잘 살게만 되면 문제가 생긴다. 그러니 '잘 살기운동' 이전에 '바로 사는 운동'부터 펼쳐서 바른 가치관, 바른 도덕성 위에 잘 사는 운동이 이어지게 하자고 했어야 했다.
그러나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그렇게 하지를 못했다. 오히려 세속 지도자들보다 한 술 더 떠서 "잘 살자"에 앞장섰다. 그런 과정에서 소위 대형교회와 성공한 목사들이 등장하게 되었다. 지금은 전 세계 10대 교회 중에 여섯 개 교회가 한국교회에 속해 있다. 대형교회라 하여 나쁜 것은 아니다. 나쁘게 운영되고 있는 교회가 나쁜 교회일 따름이다. 대형교회들 중에서도 바람직한 교회들이 있다.
지난 10월 2일에 KBS1에서, 그리고 몇 주 전 주간지 시사저널에서 한국교회의 불합리한 모습들에 대한 보도가 있었다. 우리들 한국교회를 섬기고 있는 목사들은 이런 보도들을 접하면서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스스로 살피고 회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이런 보도들에 대하여 지나치게 반발하거나, 규탄하거나 순진한 신도들을 길거리로 나가 항의 시위하게 하는 등으로 대처하는 것은 종교인답지 못한 처사이다. 예수님께서 이르신 말씀 중에 "저들이 말하지 않으면 돌들이 말하리라"고 이르신 말씀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세상 매스컴의 비판적인 보도를 접하면서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깊이 새기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들이 스스로 고쳐야 할 바를 고치지 아니하고 버려야 할 바를 버리지 못하니까 세상 매스컴들이 우리를 대신하여 말해 주는 것이라 받아 들여야 한다. 그런 보도들 중에 더러는 사실이 왜곡된 부분도 있을 것이고 개중에는 터무니없는 보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비판을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은 좀더 겸손하고 진지하고 회개하는 마음가짐이어야 한다. 이 글의 첫머리에 쓴 결론을 다시 쓰며 글을 마치려 한다.

"한국교회는 지금 회개할 때이다."
"한국교회 목사들은 금식하며 무릎꿇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모습을 고쳐 새롭게 하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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