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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지리산 편지] 수재당한 북한 동포를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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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09  

나는 그간에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평양만 다녀 온 것이 아니라 중국 국경에 가까운 변두리 지역도 세 차례나 다녀왔다. 북한 땅을 다니며 마음에 특별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 있다. 헐벗은 산들의 모습이다. 산에 나무가 없는 모습이다. 그냥 나무가 없는 정도가 아니라 어떤 산에는 아예 나무라고는 한 그루도 없는 철저한 민둥산들을 보노라면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가지 모습이 있다. 산꼭대기까지 개간하여 농지로 만든 다락밭의 모습이다. 듣기로는 7,80년대에 인민들의 식량을 ‘자주 자립한다’는 구호를 걸고 전국 방방곡곡에 계단씩 밭을 개간하여 식량증산 운동을 일으켰다. 그들이 말하는 위대한 지도자 김일성 수령님의 교시를 받들어 천리마 운동이란 명목으로 국토 개간 운동을 벌렸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일어났다. 홍수와 가뭄에 대책이 없게 된 것이다.

식량을 자급하기 위하여 산들을 개간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상식을 무시하고 산 전체를 개간한 것이다. 나는 두레마을 공동체를 일으키며 황무지와 산을 개간한 경험이 있다. 산을 개간할 때에 반드시 지켜야할 원칙이 있다. 산을 위에서 삼분의 이는 숲으로 가꾸고 아래 부분 삼분의 일 정도만 개간하라는 원칙이다. 이 원칙을 무시한 채로 농토를 늘이겠다는 욕심으로 그 이상을 개간케 되면 홍수와 가뭄 양 쪽에 견뎌내기 어렵게 된다.

가뭄이 들면 금방 타들어가게 되고 홍수가 나게 되면 조그마한 물에도 산사태가 나게 된다. 북한이 지금 그 악순환을 겪고 있다. 이번 홍수에 사망자가 수천에 이르고 수재민이 무려 백만을 넘어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 그대로 당하게 된 것이다. 우리 남한의 국민들은 수재를 당한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는 무조건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 생각한다.
  
북한을 돕는 일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 한 가지 있다. ‘북한 정권’과 ‘북한 주민’들을 분리하여 도와야한다는 원칙이다. 지금 우리정부가 북한을 돕는 일에 과오를 범하고 있는 점이 바로 이 점에서다. 북한 정권이 어떤 정권인가? 주민들의 굶주림이나 고통은 전연 도외시한 채 그릇된 가치관과 통치관으로 자신들의 권력기반을 굳히는 데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정권이다.

한 예를 들어보자. 김일성 주석이 죽은 해가 1994년이다. 그때로부터 3년간에 걸쳐 그 시신을 보존하는 기념관을 꾸리는 데에 무려 8억 6천만 달러나 되는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였다. 그런데 그 3년 동안에 굶어 죽은 북한주민의 숫자가 최소한 250만으로 추정된다. 북한 국민 전체가 일년 간 먹을 식량을 확보하는 데에 대략 3억 달러면 가능하다.

그렇다면 3년 간 9억 달러면 온 국민의 식량이 해결 될 수 있음에도 그에 거의 가까운 예산을 김일성의 시신을 꾸리는 기념관 건설에 투입한 것이다. 이런 정권을 상대로 남한에서 계속 수십억 달러에 해당하는 지원을 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지금 우리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북한 지원이 잘못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을 지원함에는 당연히, 그리고 엄격히 북한을 이끌고 있는 권력집단에 대한지원과 압제 당하고 있는 백성들에 대한 지원을 구분하여 지원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북한을 어떻게 지원해야할 것인가?
  
북한 정권의 통치를 자기들 스스로가 선군정치(先軍政治)라 한다. 군대를 앞장 세워 나라를 꾸려간다는 의미에서일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이 기회 있을 적마다 강조하여 온 말이 있다.

“국방 사업은나라의 부강 번영과 인민의 행복 , 혁명의 승리적 전진을 담보하는 국가정치의 중대사이다”

그래서 핵무기를 개발하였고, 미사일을 만들었고, 화학무기들까지 제조하여 왔다. 지난번에 발사한 미사일만 해도 600억이나 들여서 만들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 동안에 백성들은 수백만이 굶주려 죽었다. 이번 수해만 해도 것이다. 국방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의 몇 십분의 일만이라도 치산치수(治山治水)에 투자하였더라면 한국과 일본처럼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선군 정치한다하여 군 장성들에게는 벤츠 승용차를 사주고, 호화 주택을 제공하면서 일반 백성들은 굶어 죽게 하고 물난리에 떼죽음을 시키는 정권이다. 그래서 북한 돕기를 중단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한 걸음 물러서서 다른 면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렇게 억압당하고 불쌍하게 굶주리고 죽어가는 백성들을 구할 방도를 생각해야 한다. 그런 엉터리 정권으로부터 언젠가는 백성들을 해방시킬 날이 올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품고 백성들을 돕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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