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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한·EU FTA를 통해 본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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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를 통해 본 세계화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3년 전 연구여행 차 독일을 방문한 일이 있다. 당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0주년을 맞는 해였고, 독일 통일 20주년을 한 해 남겨 놓은 때였다. 이때 독일을 방문하여 동·서독이 통일은 했지만 아직 통합되어지지 않은 그들의 모습을 보기 원했던 것이다. 분명 정치적 통일은 이루었지만, 정서적 통일은 아직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는 가정에서 말이다.

그런데 통일된 독일에서 그러한 갈등은 생각처럼 깊지 않았다. 없다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이겠지만 우리의 상상보다는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유럽이 통합된 것에 비해서 독일의 통일은 작은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일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거의 대부분 독일이 아니라 그 사고가 유럽에 가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 그들에게 동·서독의 문제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일 뿐이었다. 

유럽연합은 어쩌면 유럽인의 오랜 숙원이었다. 유럽인에게 국가나 민족의 개념은 그 역사에 비해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다. 그 이전에 유럽은 기독교라고 하는 단일종교, 단일문화권으로 하나의 공동체였다. 그러던 것이 종교개혁을 통해 종교가 나뉘고, 국가나 민족의 개념이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문화적 배경 외에도 유럽인은 로마에 대한 동경이 있다. 그 결과는 962년 오토대제를 통해서 신성로마제국의 성립으로 나타났고, 1806년 프란치 2세가 황제에서 물러남으로써 끝나기까지 800여 년 동안, 실제적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명목상 신성로마제국이 존재했던 것이다.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히틀러가 제3제국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다. 2차 로마제국에 이어 자신이 제3로마제국을 세우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이다. 

이러한 맥락이라면 유럽연합의 출현을 새로운 로마제국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유럽 27개국을 아울러 단일통화를 사용하고, 실제적 국경마저도 없애버린 이들에게서 유럽은 분명 하나의 나라이며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럽연합이 완벽하게 출현하게 될 때 나는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때 여행을 하며 국가와 국가 사이에 당연히 있어야 할 국경이 사라지는 것을 보고 새로운 신천지의 출현을 충격으로 받아들였던 기억이 있다. 

이제 이들은 27개의 가입국가와 인구 5억명의 공동체가 되었다. 이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제일의 거대 공동체이다. 이런 공동체와 대한민국이 자유무역협정을 맺었고 그 효력이 발효되었다. 벌써 손익계산에 모두들 바쁘다. 삼겹살을 반값에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부터, 자동차의 수출이 급증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거기에 또 반대로 한국의 농촌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자세한 내역과 액수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중요하게 볼 것은 단순히 이런 경제적 손익계산서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변화되고 있는 세계의 모습이며, 동시에 급하게 다가오는 이웃으로서의 세계이다. 이제 반 토막 난 한반도에 갇힌 우리의 사고를 열어젖힐 때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일찍 세계를 보았고 그 결과가 1만5000명의 선교사이다. 세계를 향한 꿈이 우리에게는 있다. 교회가 바로 경제가 아니라 마음으로 여는 세계화의 첨병이 되어야 할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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