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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쟁을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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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연 교수(서울대 경제학과)

흔히들 자본주의는 약육강식의 정글, 잔인한 경쟁의 법칙이 지배하는 곳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독인들은 경쟁 대신에 사랑을 택하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런데 세계는 경쟁이 지배하고 거기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대학 입학, 취업, 승진 그리고 성공도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다면 경쟁은 필요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타락 이후 세상은 자원의 유한성이라는 한계를 갖게 됐다. 자본주의에서는 시장경쟁을 통해 자원을 배분한다. 자원은 유한한데 시장경쟁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다른 규칙이 한정된 자원을 배분할 것이다. 폭력과 정치적 권력 그리고 정부의 중앙계획 등이 이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자본주의의 시장경쟁에 비하면 이들은 훨씬 더 불공평한 것이다. 더욱이 이것들은 열심히 일하려는 인간의 의지를 자극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경제를 더 망치게 된다. 실제로 세계 평균으로 볼 때 인류는 18세기까지 생계 수준 정도의 생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유재산권, 시장경쟁, 자기 이익 추구를 기반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도입과 확산 이후 인류는 비로소 풍요란 것을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선한 목적의 경쟁, 혹은 경쟁의 결과 파이가 충분히 커질 수 있다면 그것은 좋은 경쟁이다. 성경에서도 “운동장에서 달음질하는 자들이 다 달아날지라도 오직 상 얻는 자는 하나인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너희도 얻도록 이와 같이 달음질하라”(고전 9:24)고 말씀한다. 경쟁해 공부한 결과는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 기업들이 시장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면 가격이 싸지고 서비스가 개선된다.

나쁜 경쟁도 있다. 경쟁해도 파이가 커지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경쟁도 있다. 명품소유 경쟁, 과시 소비 경쟁 등이 그것이다. 선진국과 달리 모든 분야에 쓸데없는 경쟁을 벌여 정신문화를 황폐하게 만드는 것이 후진국의 특징이다. 기독인들은 나쁜 경쟁을 유발하거나 거기에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

한국 사회는 좋은 경쟁은 억제하고 나쁜 경쟁은 부추기는 바람직하지 못한 정책과 습성이 있다. 기독인들은 올바른 경쟁관을 통해 이를 바꾸어나가야 한다. 좋은 경쟁을 인정하고 장려하되 거기서 늘어난 파이를 나누려는 마음으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또한 경쟁할 수 없는 약자들, 그리고 경쟁에서 탈락한 사람들을 보살피는 마음과 제도도 갖추도록 노력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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