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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라크마 1413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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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을 합니다.
나무 앞에 섭니다.
처음 보듯이
두 번 다시 못볼 듯이 봅니다.
이름 떼고
생각 빼고
가슴으로 보고
가슴으로 듣고
가슴으로 느낍니다.

순간에 내가 그것을 나무로
다시 보고 있음을 보고 놀랍니다.

나는 형들이 말하는 나무가 아니야.
나무는 형들끼리 나를 부르는 이름이라지.
형들 스스로 자기들을 사람이라고 하듯이.

나는 그럼 뭐냐고.
무엇도 아니고 나는 나야.
아니 나는 없어.
나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지.
나는 그것 자체야.
그것을 나라고 하면 나지.
우리는 다 나야.
우리는 다 그것 자체 자체들이야.

나무에게 미안하다고 사과를 합니다.
그대 하나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이웃 누구에 대해
세상에 대해
경제에 대해
지나간 역사에 대해
신에 대해서
나 자신에 대해
안다고
또 그 아는 것으로 논쟁하고 싸우고 했던 것이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오늘 아침은 나무 앞에서 내가 참 작아집니다.
작아지니 보이네요.
나무가 나무가 아닌 그것 자체로.
나무가 나무가 아닌 또 다른 나로.

손을 모아 고백합니다.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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