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산마루서신] 죽음이 그토록 어려워서야
- 그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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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제자가 힘든 유학을 마치고
머리마저 하얗게 되어 돌아와
옛 스승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학위 논문을 바쳤습니다.
그 논문은 세상에서 논의된
모든 죽음에 관한 글을 각주로 삼아 쓴
"죽음 이해"였습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논문 몇 장을 뒤적이더니
한 마디 말도 없이
그저 저녁이나 들고 가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제자는
"어찌 논문에 대하여는 한마디 말씀도 없고,
그저 밥이나 먹고 가라 하시는 것일까?" 하며
의아해 하였습니다.
제자는 생각하였습니다.
"아마, 내 논문이 너무 심오하니
선생님조차 말씀을 제대로 못하시는 것이로구나!"
그런데 제자가 유학시절 너무 몸이 상하도록 공부하였기에
갑자기 죽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듣고 선생님은 즉시 달려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자넨 죽지도 않을 줄 알았는데...."
"선생님,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자네의 죽음에 대한 논문이 너무 어려워
자넨 죽지도 않을 줄 알았네.
죽음이 그토록 어려워 어찌 죽을 수 있겠나!
자네는 이제부터 죽음을 배울 수 있게 되었네.
지금처럼 죽음이 쉽고 가까이 있어야지.
그래야 진짜 죽음에 대하여 깨닫게 될 걸세.
그래야 참 삶도 알게 될테고!
쓸데 없이 논하지 말고,
자네 자신을 만나보았어야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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