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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기독 논단] 노령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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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 논단] 노령사회 

-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남자의 자격이라는 주말 TV 프로그램에서 ‘청춘 합창단’을 구성하였다. 50세 이상의 어르신 중에서 합창단원을 뽑아 얼마간 이 합창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작년 소위 ‘남격 합창단’이라는 것을 만들어 ‘넬라판타지아’라는 노래를 유행시키고, 노래를 잘 못하던 평범한 사람들이 훈련을 통해 훌륭한 합창단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여줘 많은 감동을 준 적이 있다. 올해는 아마 이 어르신들의 합창단을 만들어 우리에게 또다시 많은 감동을 줄 것 같다. 

그런데 이 합창단원을 뽑기 위한 오디션 과정을 보니 인생에 굴곡이 없고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디션에 참가한 분들은 때로 자식을 마음에 묻어서, 아내를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게 되어서, 나이가 들어서야 자신을 찾고 싶어서, 그리고 자랑스러운 남편이자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곳에 섰다고 한다. 정말 이렇게도 많은 이유들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우리 사회는 급격하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7% 이상인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고, 이제 곧 14% 이상인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과정은 예견되어 있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됐고 앞으로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사회가 아직 고령사회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령인구는 급격하게 늘어나고 기대수명과 현실적인 수명도 늘어나고 있는데 사회가 이들에 대한 복지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녀가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미 우리 사회는 그러한 가족 중심의 사회 안전망이 끊어진 지 오래다. 그렇다고 이들에 대한 사회적 지지가 충분한 것도 아니고, 이들이 살 수 있는 연금제도가 제대로 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보니 노령자가 이 사회에 새로운 빈민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이게 이 사회의 현실이고, 실제이다.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인구 10만명당 노령인구의 자살률은 127명에 이른다. 일반적인 자살자가 31명인 데 이에 비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노인들이기 때문에 이처럼 자살률이 높다고 보는 것은 무리다. 가까운 이웃 일본의 경우 노인 자살률은 20명에 불과하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온 것일까.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를 겪은 일본의 경우 노인들이 살 수 있는 여건이 훨씬 더 잘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인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사회에서 은퇴한 이후 우리는 20년이든 30년이든 남은 인생을 더 살아야 한다. 이제 의학이 더 발달하면 그 인생은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그 남은 인생이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 되기 위해서 각자 많은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노인들과 함께 잘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회를 만들어준 분들의 노고와 삶이 헛되지 않게 존경받을 수 있는 사회의 분위기와 현실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장로(長老)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일 것이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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