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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WCC 준비, 진보 교단들간의 합의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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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WCC 준비, 진보 교단들간의 합의가 먼저


WCC 준비를 둘러싼 에큐메니칼 교단들간의 기류가 심상치 않다. WCC 총회 유치를 성사시켰을 때만 하더라도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뻐했었지만, 이내 조금씩 잡음이 들려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21일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실행위원회에서는 고성이 오간 끝에 성공회가 불참을 선언하고 몇몇 실행위원들이 퇴장하는 등 극단적인 모습을 보였다.

NCCK는 WCC 가입 교단인 예장 통합과 기장, 성공회, 기감이 ‘통합 대 비(非) 통합’의 구도로 갈라선 형국이다. 이같은 사태를 촉발시킨 직접적 원인은 기획위 공문인데,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결코 간단하지 않은 문제들이 얽혀 있다. 물론 25일 열린 기획위 위원들의 모임에서 갈등이 일단락되기는 했으나, 합의점을 도출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던만큼 언제든 이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같은 갈등의 재발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한기총 사태로 교계에 실망을 느낀 교인들과 국민들에게 또 한 번 좋지 않은 인상을 주어 선교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고, 세계 교회와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함으로써 한국교회의 세계적 위상과 이미지에 엄청난 차질을 줄 수 있으며, 이같은 일로 말미암아 향후 교회 연합과 일치에도 장애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에큐메니칼 진영은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깊이 인식하고, 더욱 한 마음으로 WCC 총회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WCC 총회라는 큰 행사를 목전에 두고 있는만큼, 오히려 잘만 하면 그간에 쌓여있던 앙금을 해소하고 더욱 튼튼히 연합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기회를 삼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모든 교단들이 자존심과 욕심을 내려놓고 겸손한 마음으로 연합에 임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에큐메니칼 운동의 기본 중의 기본이 아닌가. 누군가 숫자와 힘만 믿고 주도권을 행사하려 하거나 부당한 트집 잡기로 영향력을 확보하려 해서는 안 된다.

또한 한국교회 전체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좋지만, 우선은 진보 교단들이 합의점을 도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산토끼를 잡으려다 집토끼를 놓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어차피 보수 교단들 중에서는 “WCC는 사탄”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무리하게 보수 교단들을 끌어들이는 것부터 생각하기보다, 먼저 진보 교단들 사이의 연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보수 교계와 인사들은 하나하나 참여를 넓혀가야 할 것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차제에 한국교회의 연합기관들과 그 소속 교단 및 단체들은 정체성을 보다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한국 교계의 보수-진보간 대립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한기총이 진보까지 대표할 수는 없으며, 마찬가지로 NCCK가 보수까지 대변할 수도 없다. 그 와중에 양쪽 모두에 가입된 교단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혼란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면 보수 교단들은 한기총을 중심으로, 진보 교단들은 NCCK를 중심으로 더욱 분명하게 연합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나서 그야말로 한국교회 전체를 아우르는 제3의 기구를 만들든지, 그렇지 않으면 대북지원이나 사회봉사와 같은 사안별로 한기총과 NCCK가 협력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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