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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산마루서신] 함석헌의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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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대를 나무랐소이다
물어도 대답도 않는다 나무랐소이다.
그대겐 묵묵히 서 있음을 도리어 대답인 걸
나는 모르고 나무랐소이다

나는 그대를 비웃었소이다
끄들어도 꼼짝도 못한다 비웃었소이다
그대겐 죽은 듯이 앉았음이 도리어 표정인 걸
나는 모르고 비웃었소이다

나는 그대를 의심했소이다
무릎에 올라가도 안아도 안 준다 의심했소이다
그대겐 내버려둠이 도리어 감춰줌인걸
나는 모르고 의심했소이다

크신 그대
높으신 그대
무거운 그대
은근한 그대

나를 그대처럼 만드소서!
그대와 마주앉게 하소서!
그대 속에 눕게 하소서!
<함석헌>  

[ 2005-04-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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