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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밥상머리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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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머리 교육

유대인의 생활방식 
 
- 김형태 총장 (한남대) 


유태계 미국인으로서 <유대인의 생활방식>이란 책을 쓴 유대교 랍비 빅터 M. 솔로몬은 밥상머리 교육에 대한 경험담을 이렇게 남겼다. “어머니는 안식일을 준비하기 위해 집안의 모든 것을 갈고 닦아 빛이 나게 하셨고, 수요일과 목요일엔 특별한 음식을 장만하기 위해 장을 보러 가셨다. 우리 집이 가난했을 때에도 어머니는 안식일만은 좋은 반찬거리를 살 수 있도록 늘 마음을 쓰셨다. 안식일이 다가오면 가난한 집마저 광채가 났다. 안식일은 유대인의 빛나는 하루이다. 아버지는 여느 날 보다 일찍 집에 돌아와 반드시 목욕을 했는데 안식일을 위해 특별히 정결하게 몸을 씻으셨다. 우리는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

온 가족이 함께 회당에 나갔다. 예배를 마치고 돌아오면 식탁 위에는 촛불이 켜져 있고 포도주가 올려져 있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예찬하는 성경의 한 구절을 읽으시고 새로 시작되는 한 주간이 더 좋은 한 주간이 되기를 가족과 함께 기도하셨다. 포도주 잔을 들기 전에 아버지는 식사 감사기도를 드리고 빵에 축복을 하고 나서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포도주를 손수 따라주고 빵을 들어 손으로 떼어 나누어주셨다. 내 형은 결혼하여 분가한 후 그의 집에서 안식일을 축하하는데도 아버지는 형을 위해 빵을 뜯어 식탁 위에 놓았다. 그렇게 함으로 집을 떠난 형제도 우리와 한 식구라는 의식을 늘 간직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안식일의 식사가 끝난 뒤에도 식탁 위에는 아직 촛불이 빨갛게 켜져 있고 가족들은 함께 노래를 불렀다. 안식일에 부르는 노래는 가정마다 다르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어릴 때 그 노래를 부르면서 이것은 내 아버지이자 너희의 할아버지께서 부르시던 노래이며 증조할아버지께서도 부르셨고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노래임을 반드시 일깨워주었다. 아버지는 아이들의 공부를 돌보아주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서로 이야기한다.

안식일에 가정에서 나누는 화제는 오로지 교육에 관계된 것들뿐이다. 내 경험에서 아버지의 질문에 만족한 대답을 못했지만 아버지는 화를 내시거나 큰소리를 치지 않으셨다. 아버지는 아주 부드러운 태도로 다음 주에 그것을 기대해보겠다는 것을 암시하셨다. 유대인의 아버지들은 모두 그랬다.

내 아들 중 하나는 이스라엘에 살았고 한 아이는 미국에서 살지만 나와 떨어진 지역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나는 아버지가 하셨듯이 할라빵을 뜯어 두 아들의 몫으로 차린 접시(밥그릇)에 놓아둠으로써 다른 아이들이 언제나 두 형과 오라비가 있음을 잊지 않도록 하였다.”

이스라엘인들은 국민의 절대 수도 적고 정치적 상황과 자연적인 환경도 열악하기 짝이 없는데 항상 세계 역사의 중심에 서 있고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하는 이유가 어디 있는가? 유대인 어머니의 베갯머리 교육과 유대인 아버지의 밥상머리 교육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밥상공동체가 깨어지고 있다. 밥을 같이 먹어야 한 가족(食口)인데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신앙적인 의미와 예식을 전달하면서 식사하는 일이 깨어지고 있다. 책상에서 책을 보며 밥을 먹기도 하고, 한 손에 컴퓨터 마우스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로 허겁지겁 밥을 먹기도 한다. 한솥밥을 함께 먹어야 유대감이 깊어진다. 캠프 생활이나 군대생활에서 단체 급식이 일체감을 주는 교육기회가 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마음에 맞는 친구를 ‘companion’이라 하고 사귐과 회사를 ‘company’라 하는데 둘 다 ‘빵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나왔다. ‘com’은 ‘함께’라는 뜻이고 ‘pan’은 빵 굽는 넓적한 그릇(pancake)으로 라틴어 ‘pan’은 ‘빵’을 뜻한다. 이 ‘com’과 ‘pan’이 합해져 ‘company’가 되면 친구, 일행, 동료, 회사를 의미하게 된다. 이 밥상공동체와 밥상 준비가 유대인 교육의 핵심이다. 손수 음식을 준비하는 어머니의 정성,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 나누는 이야기꽃, 새로운 반찬이 하나씩 올려질 때마다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와 찬양, 밥상 앞에서 자녀들이 부모님께 드리는 감사, 그리고 아버지가 아이들을 축복해주는 모습들이 그것이다.

그런 행사를 통해 예절과 교육과 예배가 이루어졌다. 특히 유대인들에게 금요일은 ‘밥상의 날’이다. 밥상머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풍성한 만찬을 즐기며 예절과 학습의 전달기회로 삼았다. 그 곳은 어떠한 잘못을 고백해도 다 용서해 주는 화해의 장소이며 영혼과 육체를 함께 섬기는 성소의 떡상이었다. 이 밥상공동체에서 아버지는 자녀들에게 신앙과 모국어와 애국심을 책임지고 전수해 왔다. 잠자리에 들기 전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려주고 책을 읽어주며 축복기도를 해 주듯, 밥상머리에서는 아버지가 교육기회로 활용하는 시간이었다.

이스라엘에선 토요일마다 음식점, 유원지, 공원, 박물관이 모두 문을 닫는다. 대중교통도 거의 정지되며 혹시 탄다고 해도 30% 할증요금을 내야하고 주유소들도 문을 닫는다. 사회 전체가 안식을 취하기 때문에 밖에 나가는 게 매우 불편하다. 자연스럽게 가정의 날이요, 가족과 함께 지내야한다. 그런 특별시간, 특별공간, 특별교육이 있기 때문에 유대인은 오늘도 세계를 이끌고 가는 것이다.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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