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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 하용조 목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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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용조 목사님

- 강준민 (새생명비전교회담임) 
 

사랑하고 존경하는 하목사님께

저는 목사님께 사랑의 빚을 많이 진 사람입니다. 그런 까닭에 목사님이 이 땅을 떠나셨다는 사실이 저를 무척 힘들게 합니다. 저는 목사님을 직접 대면하기 전부터 목사님을 사랑하고 존경했습니다. 저는 80년대 초 말씀묵상에 대해 배우고 싶었지만 가르쳐 주는 분이 없었습니다. 그때 미주두란노서원에서 이재학목사님이 전해준, 목사님의 큐티세미나 테이프를 듣고 또 들으면서 말씀 묵상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내면세계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영혼 관리에 대해 배웠고, 영적 훈련의 아름다움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저는 목사님과 사모님을 처음 만나던 날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그 날 제게 주신 말씀은 제 평생 가슴에 못처럼 박혀 있습니다. “일군이 되기 전에 예배자가 되십시오. 일은 길에 돌처럼 많습니다. 성령님과 함께 큐티하십시오. 영적 전쟁을 위해 기도하십시오.” 짧은 조언들이었지만 그 조언들이 제 가슴에 늘 남아 있습니다. 목사님은 피 묻은 복음을 전하셨습니다. 목사님의 메시지 속에는 언제나 예수님의 피가 묻어 있었습니다. 목사님은 성령님의 기름부으심을 통해 사역하셨습니다. 목사님의 생애는 성령님이 함께 하신 기적의 생애셨습니다. 

목사님은 사람을 아끼셨습니다. 젊은 목회자들을 키워주셨습니다. 후배 목회자들 속에 있는 잠재력을 보시고,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제게는 글쓰는 잠재력을 보시고, 글을 쓰도록 격려해 주셨습니다. IMF 때 많은 출판사들이 문을 닫고, 출판하려던 책들을 중단할 때 목사님은 무명의 작가인 제 책을 출판하도록 도와주셨습니다. 그때 출판해 주신 책이 “뿌리 깊은 영성”입니다. 그 격려에 힘입어 저는 목회자이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목사님의 격려가 아니었다면 결코 글쓰는 일을 계속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목사님은 좋은 만남을 주선해 주셨습니다. 좋은 책과의 만남, 좋은 목회자들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셨습니다. 좋은 사역과의 만남을 주선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저의 스승이셨습니다. 영적 안내자이셨습니다. 큰 형님 같은 분이셨습니다. 때로는 아버지처럼 잘못된 길로 가려고 할 때 바로 잡아주셨고, 때로는 어머니처럼 연약해진 저를 어루만져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소박함을 좋아하셨습니다. 가식없는 순수함을 좋아하셨습니다. 맑고 밝은 영성을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성장하는 중에 변질되지 않기를 소원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작은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소원하셨습니다. 사도행전적인 교회가 세워지길 소원하셨습니다. 제가 로고스교회를 개척하고, 작지만 건강한 교회의 비전을 가지고 세워 나갈 때 기뻐하셨습니다. 로고스교회 개척과정을 담은 “뿌리 깊은 영성으로 세워지는 교회”를 썼을 때 제게 주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아주 잘 쓴 책은 아니지만 젊은 목회자가 자신의 목회철학을 따라 사역하는 내용을 책에 담은 것은 훌륭한 일이다.” 목사님은 작은 교회였지만 로고스교회에 오셔서 말씀을 전해 주시고, 장로님들과 함께 식사 하시며 격려해 주셨습니다. 목사님은 조국교회뿐만 아니라 이민교회들을 무척 사랑하셨습니다. 목사님은 제가 승리할 때 기뻐하셨습니다. 그리고 힘들어 할 때 마음 아파하셨습니다. 얼마 전 마지막 뵈었을 때 제 손을 붙잡고, “힘들 때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해요.”라는 말씀을 하셨을 때 너무 송구했습니다. 

목사님은 목회의 어려움을 품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고통을 친구로, 고난을 스승으로 삼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암마저도 친구로 삼고, 암을 당황하게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어찌 저만 목사님께 사랑을 받았겠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목사님이 전한 복음과 목사님의 겸손하고 소박한 사랑을 통해 변화되었습니다. 이제 목사님은 천국에 가셨지만 목사님이 남긴 사랑과 영향력은 계속될 것입니다. 목사님이 우리 곁을 떠난 것은 슬픈 일입니다. 조국교회와 이민교회 그리고 세계 교회에 큰 손실입니다. 우리는 이 시대에 하나님이 세우신 영적 지도자를 잃은 아픔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목사님이 염려하며 기도해 오신 조국교회와 이민 교회를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실 것입니다. 

목사님, 이제 천국에서 그토록 사랑하는 주님과 함께 안식하십시오. 천국에서 뵙겠습니다. 사모님과 두 자녀 그리고 목사님을 사랑하는 모든 분들 위에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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