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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선인장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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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봄날 오후였다. 매장에서 묵주를 들고 기도하면서도 졸음이 살살 나를 조여온다. 초라하고 허름한 옷을 입으시고 허리는 꼬부라지신 할머니가 들어선다. “할머니, 안 사요. 먹을 사람 없어 안 사요.” 할머니는 “먹는 것이 아니니 구경이나 하세요” 하셨지만, 그런 할머니들이 하루에도 서너 명씩은 족히 오시니 대답을 피한다. 그런데 연세도 꽤 많이 되신 것 같아 “할머니 다음에 오시고 차나 한잔하고 가세요” 하고 인사를 드리다 마음이 찜찜하여 “할머니, 그것이 무엇인데 할머니 연세에 들고 다니세요?” 하고 여쭈어보니, 스티로폼 상자에 예쁜 선인장을 20-30개 정도 들고 다니신다고 한다. 흙은 무거워서 꽃만 들고 다니신다는 할머니, 하나에 500원 정도 남는 돈을 모아 충청도 어느 시골에 성전기금을 마련하는 데 쓰신다고 한다. 버스는 세 번이나 갈아타신다며 말머리를 여신다. 할머니는 너무 죄스러워서 아무 말 못하는
내게 당신은 이렇게라도 보속을 하신다고 한다. 할머니는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자면서 삼종기도를 해주시면서 떠나가셨다. 나는 마음속으로 할머니를 위해 이렇게 기도했다. ‘할머니의 정성이 하느님 나라에 차곡차곡 쌓이고,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 신화자, <수원주보>, 2002년 6월 9일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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