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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리석은 사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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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석은 사슴 이야기

- 정충영 교수(경북대학교 명예교수)


패러독스 이솝우화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늙어 사냥할 기력조차 없는 사자가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굴속에 누워 있었다. 그때 마침 그 앞을 지나가는 여우를 보고 사자가 말했다.

“여보게 친구, 자네가 이 굴속으로 먹잇감을 유인해오면 전리품을 똑같이 나눠주고 양껏 먹게 해 줄 테니 해보겠어?”사자와 동지가 되어 손해 볼 것 없다 생각한 여우는 “쉽지 않지만 해보죠”하고 말하고는 숲 속으로 들어 시냇물에 목을 축이면서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에 은근히 감탄하고 있는 사슴을 보고 여우가 말을 건넸다.

“사슴아, 이건 굉장한 소식이야. 동물의 왕 사자가 지금 힘이 다 빠져서 오늘, 내일 하는데 너에게 자기 뒤를 이어 왕이 되어 달라는 거야. 나더러 너한테 알려 주랬어.” 부쩍 의심이 간 사슴이 말했다. “자넨 영악한 놈이니까 모르긴 몰라도 무슨 꿍꿍이가 있을거야. 안 그래?”

이 말을 듣고 여우는 짐짓 분개한 듯 말했다. “사자가 어쩔 수 없어서 자넬 선택한 걸 왜 모르나. 그걸 모르면 자네도 마찬가지로 바보야.” 자랑삼아 뿔을 한번 돌리고는 사슴이 말했다. “하긴 외모로 보나 지혜로 보나 인품으로 보나 내가 왕이 되는 게 당연하지. 자네 말마따나 사자도 나를 뽑는 수밖에 없었을 테지, 뭐.”

그러자 여우가 재촉했다. “자, 그럼 빨리 서둘러 사자한테 가세. 그래야 사자가 자네를 공식적으로 자기 뒤를 이을 통치자로 지명할 수 있지 않겠나.” 여우는 아무 의심도 없이 여우를 따라가 사자의 굴에 이르렀다. 그 때 사자가 용수철처럼 튀어 사슴을 덮쳤지만 노쇠한 사자는 사슴의 귀만을 할퀴었을 뿐 사슴은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깊은 숲 속으로 도망가 버렸다.

사자의 무능을 비난하는 여우에게 사자는 말했다. “네가 말을 안 해도 부끄러워하고 있다. 잔소리는 그만하고 그 사슴 녀석을 내가 잡을 수 있는데까지 끌고 와 줘.”

여우는 불가능 할 것이라면서도 해 보겠다고 사슴을 찾아나갔다. 그리고는 사슴에게 말했다. “네가 왕이 되기 전에 겁쟁이라는 게 밝혀져서 정말 다행이야. 지금 곰한테 사자의 뒤를 이어 왕이 되라고 전하러 가는 길이야.”

사슴은 펄쩍 뛰며 말했다. “뭐! 내가 겁쟁이라고? 그럼 넌 내가 멍청히 잡아먹히길 바랐단 말이야?”하고 화를 내었다. 여우가 배꼽을 잡고 웃으며 말했다. “사자는 그냥 너를 껴안고 숨을 네 귀에다가 불어넣어 왕이 되는 걸 축하해 주려고 했을 뿐이었어. 그런데 자네가 겁이 많아 왕 자리를 박차 버리고 나간 것이지.” 사슴은 사자의 동작을 오해했다면서 “하긴 사자가 나한테 해명할 기회도 안 주고 다른 놈을 뽑는다는 건 말도 안 돼. 명예가 탐이 나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곰이 왕이 되면 벌어질 일이 눈에 선해서 그러는 거야. 곰의 행실을 잘 알잖아.”

여우는 못 이기는 척 사슴을 다시 사자의 굴로 데려 갔다. 그날 밤 사자와 여우는 사슴 뼈다귀를 맛나게 뜯으면서 사슴의 자화자찬을 마음껏 웃어 주었다.

이솝우화는 언제나 그렇듯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자신을 과대포장하려는 마음은 자신의 나약함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교만과 절망은 한 뿌리에서 돋는 심리상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러나 겸손은 자신의 올바른 모습을 보게 합니다.

그러나 더욱 큰 은혜를 주시나니 그러므로 일렀으되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주신다 하였느니라[약 4:6]

- 출처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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