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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소리꾼의 독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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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꾼의 독공 

- 최요한 목사 (남서울비전교회)


판소리는 그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3년 11월, 유네스코 선정 ‘인류구전 및 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뽑혔는데, 일종의 솔로 오페라라고 할 수 있다. 판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소리꾼이라고 하는데 그들의 꿈은 명창이 되는 것이다. 명창이 되기 위해서는 득음을 해야 한다. 

득음은 판소리에서 필요로 하는 음색과 여러 가지 발성의 기교를 습득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인 정철호 선생은 “득음은 스승이 가르쳐 터득하거나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게 아니기에 산속에서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다보니 득음을 이루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한 노력이 필요하다. 득음을 위한 고된 과정을 독공(獨功)이라고 하는데, 혼자 깊은 산 속의 동굴이나 폭포를 찾아가 소리 훈련을 쌓아야 한다. 

동굴독공 같은 경우 2-3년에서 길게는 10년을 동굴을 막아버리고 그 안에서 소리를 얻어 그 동굴을 막아 놓은 것이 무너져야 나온다. 폭포 독공을 한 조선시대 8대 명창 중의 한 사람인 권삼득 명창 같은 경우, 콩 서 말을 들고 남원 용담 폭포로 가서 소리 훈련을 했다. 한곡을 부를 때마다 콩 한 알을 구룡 계곡에 던져 넣었는데, 마지막 콩을 던져 넣고 나니 득음을 했다고 한다. 콩 서 말을 한 알씩 다 던져 넣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겠는가. 피나는 노력 끝에 득음을 한 것이다. 

박동진 명창은 29살에 산에 올라가 하루에 두 세 시간 자면서 소리훈련에만 전념해 득음을 하게 되었는데, 득음 후에도 골방에 틀어박혀 하루 10시간씩 6년간 독공을 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명창이 되었다. 박동진 명창의 스승인 심청가의 대가 김창진 명창은 무량사로 들어가 10년 동안 바깥 출입을 금하고 오직 소리에만 매달렸다. 새타령의 대가인 이동백 명창 역시 고향인 희이산 중턱의 동굴에서 2년간 동굴독공을 했는데, 2년 동안 북채가 10다발이 끊어졌다고 한다. 

이 독공 과정에서 소리꾼의 목은 쉬었다가 풀리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나중에는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는 상태에 이르기도 하고, 온몸이 부어 꼼짝할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때로는 목에서 피가 넘어오기도 한다. 물론 구전된 이야기처럼 피를 한 동이나 쏟을 수는 없겠지만 성대가 부었다가 터지면 피가 넘어올 수 있다. 소리가 안 나온다든가, 몸이 부어 꼼짝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면 똥물까지 먹기도 한다. 

실제로 박동진 명창, 박초월 명창, 김창진 명창 등 수없이 많은 명창들이 득음을 위해 똥물까지 마셨다. 하루에 몇 시간씩 매일같이 소리 연습을 하다 보면 성대가 붓고 열이 생겨서 목이 잠기게 되는데, 그때 성대의 열을 내리고 잠긴 목을 틔워 주는데 똥물만큼 좋은 게 없다고 한다. 이렇듯 소리꾼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거의가 다 득음 과정에서 온다. 

소리꾼이 명창이 되기 위해 독공을 하듯, 그리스도인들 역시 온전한 성도가 되기 위해 경건의 훈련을 쌓아야 한다(딤전 4:7). 연단이나 훈련 없이 훌륭한 성도가 될 수 없다. 욥이 정금 같은 믿음의 소유자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고된 연단을 통해 하나님만 바라보는 경건의 훈련이 있었기 때문이다. 말씀과 기도, 봉사의 고된 훈련 없이 온전한 성도가 될 수 없다. 

성경은 우리의 믿음이 그리스도에게까지 자라야 된다고 가르친다(엡 4:15). 예수님에게 이르기까지 믿음이 자라려면 얼마나 많은 훈련을 쌓아야 되겠는가. 특히, 영적 전쟁이 치열한 마지막 때에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기에 더욱 많은 믿음의 독공이 필요하다. 고된 경건의 훈련 없이 영광의 면류관은 결코 주어지지 않는다. 

- 출처 : 남서울비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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