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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된장 냄새 나는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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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어르신들에게 당신의 자식이 사고를 쳤으니 합의금을 보내라고 사기를 쳐서 몇 억을 가로챘다는 어느 일당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며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이 다 이럴진대…’라는 불변의 진리를 새삼 느끼면서,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나는 빵을 참 좋아한다. 밥보다 더 좋아해서 부모님께서 제발 밥 좀 먹으라고 성화를 하실 지경이다. 여느 날처럼, 9시가 되자 아빠는 집에 들어오셨고, 점심값을 아끼시느라 아침마다 챙겨가시는 도시락 통을 내놓으셨다.
그러시면서, “딸내미야! 너 좋아하는 빵 가져왔다. 도시락통 열어봐라” 하신다. ‘빵’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얼른 아빠의 도시락 가방을 열었다.
그런데 이게 웬 냄새야! 날마다 반찬으로 싸가시는 마늘과 된장 냄새 때문에 고소한 빵 냄새는 온데간데 없었다.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아빠를 바라보자,이렇게 말씀하신다.
“누가 롤빵을 좀 썰어다 줬는데, 우리 딸내미 생각이 나는 거야. 그런데, 가져올 데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도시락통에 넣었지. 냄새가 좀 그렇지?”
“에이, 그러면 그냥 아빠가 다 드시지!”
자식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에 눈물이 날 것 같으면서도 내 입은 이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된장 냄새가 나는 빵. 그날 나는 이제껏 먹어보지 못한, 사랑 가득한 최고의 빵을 먹었다.
- 김지수, 광주광역시 남구 압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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