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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변화와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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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와 중심

- 조성돈 교수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세계 제일의 부자에 속하는 사람 중에 빌 게이츠가 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대표였고, 그 회사는 우리가 잘 아는 윈도우와 오피스라고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해 보자. 그러면 그를 세계에서 가장 부자로 만들어준 그 회사는 공장을 갖고 있을까. 정확한 정보는 없지만 굳이 그가 공장을 갖고 있어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그 유명한 윈도우나 오피스의 경우 보통 시디 한 장에 담겨져 있거나, 요즘은 아예 다운을 받고 인증키 정도를 주고 있어서 무엇을 받을 만한 상품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소프트웨어의 반란이다. 우리의 생각으로는 아직 무언가 돈을 받고 팔려면 손에 잡히는 물건이 있어야 할 것인데 이 세계 제1의 회사는 이러한 물건을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지 그러한 기계들이 잘 돌아가도록 해 주는, 즉 컴퓨터가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들 뿐이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회사는 바로 이 마이크로소프트사인 것이다. 우리의 생각을 좀 뒤집어 볼 필요가 있다. 

구글이라고 하는 검색사이트의 회사가 모토로라라고 하는 휴대전화 제조회사를 거대한 값을 치르고 인수했다고 한다. 아직까지의 상식으로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하드웨어 회사를 인수한다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그렇기에 이번 인수사건이 우리에게 주는 충격이 큰 것 같다. 더군다나 한국의 대표적인 회사들은 모두 하드웨어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에 이번 소프트웨어의 반란이 주는 충격이 더욱 컸던 모양이다. 세상이 아마도 또 한 번 크게 변하려는 모양이다. 

그러나 솔직히 이야기하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이야 그게 무엇인지 알 도리도 없다. 컴퓨터라는 것을 접해 본 것도 이제 겨우 20년이나 됐을 법한데 소프트웨어에 하드웨어 구별하는 것조차도 버거울 뿐이다. 더군다나 잘 생각해보면 인터넷을 사용한 것도 이제 겨우 10여년을 넘을 뿐이다. 그것이 이렇게 세상을 바꾸어 놓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거기에 더해 이 인터넷을 컴퓨터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에 연결해 사용할 줄은 더욱 몰랐다. 아니 불과 2년 전에 아이폰을 사용한다는 사람들이 나타날 때만 해도 그게 손 안의 장난감 정도일 것이라고 생각했지 이렇게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을 줄 또 누가 알았겠는가. 

이런 것을 보면 분명 세상은 변하고 있다. 더군다나 그 속도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 넘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그 속도를 쫓아가려다 어느 순간엔가 문명을 포기하고 말 때가 있다. 그러나 포기하자니 또 불안하다. 사람들은 다 뛰어가고 있는데 나 혼자만 이렇게 도태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한 것이다. 어쩌면 이 도태에 대한 두려움이 이제 우리의 삶을 뒤흔들어 놓고 있는 것 같다. 쫓아가자니 능력이 부족하고, 주저앉고 말자니 세상의 속도에 치일 것만 같은 것이다. 

이제 이 불안이 우리를 삼키고 있다. 알 수 없는 이 문명의 움직임이 우리를 불안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을 것이다. 뉴스를 보아도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보며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들었다. 과학의 속도와 존재의 중심에 대한 것이다. 우리 주님이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이니’라고 하신 말씀처럼 우리 중심에서 속도를 보아야겠다.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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