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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훌륭한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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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아끼던 제자가 결혼을 한단다. 많은 제자 중에 결혼을 하는 제자는 내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녀석이다. 아마 아홉 해 전으로 기억한다. 학년 초에 모자를 쓰고 내 강의에 참석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모자를 쓰고 강의를 듣는 것은 예의없는 학생으로 여기던 시절이었다. 수업시간에 바삐 오느라 머리를 손질하지 못한 학생들이 모자를 쓰곤 했지만 교수에게 미안해하던 시절이었다.

모자를 벗어달라는 나의 제안에 그 학생은 고개를 숙일 뿐 모자를 벗으려 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나고도 불쾌한 마음이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다. 그 학생이 나의 연구실로 찾아왔다. 많은 고민을 한 기색이 역력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저는 탈모증 때문에 모자를 벗으면 학우들에게 지장을 줄 수 있어서 모자를 벗지 못했습니다.”

나는 그 학생의 손을 꼭 잡았다. 내 말에 마음에 상처를 받지는 않았을까 미안했다. 그리고 가슴이 아팠다. 용서를 청했다. 그리고 서로 껴안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후 학생들의 행동과 모습을 이해하는 지혜가 생겼다. 그 녀석은 나에게 관용의 자세를 깨닫게 한 훌륭한 선생이었다. 결혼식장을 나와 돌아오는 길이 더 편안하고 환한 느낌이 들었다. /정종기(성결대 교수·인간관계회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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