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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친정아버지 같은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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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살에 여중 1년생. 남들보다 늦은 나이였지만 낮에는 공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에 가는 야간학생이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서 정규 중학교에 가지는 못했지만 배우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했다. 그러던 중에 돈벌이를 하면서 배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무작정 서울행 기차를 탔다. 처음 일 년은 공장에서 제일 밑바닥 일을 하면서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 일이 서투르다고 언니들한테 야단을 맞고 직장 상사로부터 인격적인 모욕도 받았지만 배워야 한다는 각오로 견뎌냈다.

그렇게 해서 들어간 학교에는 나이가 가장 많으시고 교무주임을 하시면서 물상을 가르치시는 이현태 선생님이 계셨다. 선생님은 항상 출석을 부르면서 결석한 친구가 있으면 혹시 건강에 문제가 없나, 직장을 그만두었나 꼭 살피셨다. 그리고 방학 때나 시간이 있을 때마다 공장에 와서 학생들을 격려하고 열심히 살라고 위로하셨다.
당시 나는 많이 지쳐 있었고 공부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 힘든 고비 때마다 선생님은 마치 아버지같이 나와 친구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을 주셨다. 중도에 학업을 포기하는 학생이 있으면 선생님이 더 안타까워하시고 가슴아파하셨다. 수업 시간에 피곤해서 조는 학생들을 깨우면서 힘들지만 참고 열심히 공부하면 훗날 반드시 보람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늦은 밤에 귀가하는 여학생들을 걱정하시며 혼자 다니지 말고 여러 명이 모여 다니라고 하셨고, 이곳에서 일생 동안 잘 지낼 친구를 만나라고 하셨다.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도 선생님의 따뜻한 관심에 힘입어 열심히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딸 하나를 둔 가정주부가 되었다.

친정아버지를 뵐 때마다 이미 정년 퇴직을 하신 선생님이 생각난다. 그 시절 선생님의 사랑이 없었다면 아마 학업을 포기했을 것이다. 선생님의 말씀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지금은 보람 있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선생님을 알게 된 것은 정말 큰 축복이다. /장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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