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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리석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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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여러 달에 걸쳐 몇 차례고 거듭 사랑하는 여자에게 구애를 했건만. 번번이 야멸치게 퇴짜만 맞아 괴로와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윽고 그 여인이 조금 수그러들었다.
어느 때 어느 곳으로 만나러 오라며. 그 때 그 곳에서 그 남자는 마침내 애인 곁에 앉았다. 그러자 그는 호주머니에서 편지를 한 무더기 꺼내 놓았다. 지난 몇 달동안 썼던 열렬한 연서들로서.
자기가 느끼고 있는 괴로움을 털어놓고 사랑과 결합의 기쁨을 맛보고 싶은 불타는 욕망을 고백하는 내용들이었다.
연인은 그것을 애인에게 읽어 주기 시작했다. 시간은 흘러 가건만. 여전히 그는 읽고 읽고 또 읽고만 있는 것이었다. 결국 여자가 말했다.
“참. 별 바보같은 남자 다 보겠네. 이 편지는 그러니까 모두가 당신이 절 갈망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 아녜요. 그런데 보세요. 여기 당신 곁에 제가 앉았잖아요. 그런데도 당신은 줄곧 그 멍청한 편지나 읽고 있으니. 대체 어찌 된 거냐 말예요.”
열렬한 신봉자에게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여기 네 곁에 내가 있지 않느냐. 그런데도. 너는 줄곧 머리로 나에 관하여 궁리나 하고. 혀로 나에 관하여 얘기나 하며. 책으로 나에 관하여 읽기나 하는구나. 언제면 고요해져 나를 맛보려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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