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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내 갈길 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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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밤에 잠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전등을 켜고 거울 앞에 앉아있습니다. 초췌한 얼굴! 까칠한 눈매, 한탄의 한숨소리, 그는 얼마간 거울을 들여다 보다가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캔버스를 내려다가 자기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손가락이 떨리고 코(구멍)을 그리면 입보다도 커지고 눈은 짝짝이 맞지가 않았습니다. 그는 화가가 아니라 잠을 잃어버리고 너무도 무더운 밤의 시간을 캔버스에 담아보려는 단순한 자기 몰두나 자기 집중의 한 수단으로 그래 본 것이었습니다.
한밤에 거울속의 자기를 그리는 사나이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는 바로 뉴욕 타임즈의 발행인인 설츠버그였습니다. 세계 2차대전중에 너무도 암담한 현실 앞에서 그는 불안에 떨고 낙담한 속에 묻혀서 잠을 잃어 버리고 몇일을 비함하게 뜬눈으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그 무료한 시간을 넘기는 방법을, 그는 이런 식으로 해보았습니다. 여러날 동안 캔버스를 앞에 놓고 한밤에 그림을 그리는 불안한 사나이 노이로제 환자 설츠버그!
서투른 밤의 화가 설츠버그는 그것으로도 상실해가는 자신을 찾지 못하고 불면증은 날로 더욱 격심해 고통이 극심하게 되었습니다. 그에게는 밤잠이 필요했습니다.
잠들 수 있는 행복이 그리웠습니다. 잠 못 이루는 밤이 저주스러웠습니다.
설츠버그는 마침내 캔버스를 놓고 눈을 감고 고요히 누워서 찬송가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찬송가를 가사에 따라 나즉히 그러나 뜻있게 불렀습니다. 그는 곡조붙은 기도를 드리고 있었습니다. 차분하고 간절한 목소리였습니다. 찬송가는 몇번이고 되풀이되었습니다. 어느덧 찬송가는 끊어지고 그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잠든 밤의 행복! 꿀맛같은 잠속에 누운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우리가 모두 책임진 줄로만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우리를 병들게 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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