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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철망산 싼타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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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명시 철망산 기슭 무허가 판자촌에 현대판 산타클로스가 등장 해 쌀과 옷가지를 나눠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대형사건. 사고와 각박한 인정에 찌든 세밑에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전 11시께 경기도 광명시 하안2동 24-7 일대 철망산 기슭.
서울에서 밀려나 이곳 무허가 판자촌에 둥지를 틀고 오순도순 살아가는 2백여세대 주민들에게 `이상한 손님들'이 찾아왔다.
이름과 소속을 밝히지 않은 남녀 8명이 가가호호를 돌며 쌀과 어린이용 점퍼를 나눠주고 1시간 만에 사라진 것이다.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30대 후반의 남자 6명과 20대 여성 2명이 4.5t 화물트럭에 20 짜리 정부미 6백여포대와 어린이용 점퍼 수십 벌을 싣고 와 산비탈에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는 판잣집들을 일일이 방문해 가구별로 쌀 3포대씩과 국민학생이 있는 가구에는 점퍼를 나눠주었다.
이곳에 판자촌이 들어선 20년 동안 이런 일을 처음 겪은 주민들은 얼떨 결에 쌀과 옷가지를 전해 받고 '어디서 오신 누구냐'고 물었지만 이들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밝히면 의미가 없다'며 한결같이 신분 노출을 꺼렸다.
특히 이들은 자신들의 선행을 철저히 감추기 위해서인 듯 타고 온 화물 트럭을 마을 입구에 세워놓은 뒤 물건을 내려놓고 차량 번호가 알려지지 않도록 서둘러 트럭을 되돌려보내는 `치밀함'까지 보여 주민들을 더욱 어리둥절하게 했다.
일부 주민들은 이들이 혹시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해 선물을 돌리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또 다른 주민들은 '비록 어렵기는 하지만 누가 무엇 때문에 보낸 것인지도 모르는 선물을 왜 받느냐' 며 `산타'들을 문전박대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들은 마지못해 '해마다 연말이면 사장님의 지시에 따라 서울의 한 달동네를 찾아 도와 왔는데 그곳이 재개발돼 다른 곳을 물색하다 이곳을 찾게 됐다'며 '사장님의 엄명 때문에 더이상 밝힐 수는 없으며 다른 뜻은 일체 없으니 성의로 받아달라'고 정중하게 주민들을 설득했다.
삼삼오오 모여 어찌해야 할지를 몰라하던 주민들은 얼핏 본 트럭의 번호판이 `전남' 번호판이었다는 사실, 그리고 철저히 선물을 보낸 사람을 숨기기 위해서인 듯 쌀도 전국 각지에서 생산된 것이 골고루 섞여 있는 점 그리고 `산타'들이 끝내 신분을 밝히지 않는 점 등을 비춰 순수한 이웃돕기로 결론짓고 흐뭇하게 선물을 받아들였다.
이곳 통장 박재석(49)씨는 '돈으로 따지자면야 얼마 안되지만 남몰래 불우이웃을 돕는 진실한 분의 선물을 받게 돼 주민들이 모두 기뻐하고 있다' 며 '각박한 삶 속에서 우리 주위에 이런 이웃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만도 얼마나 즐거운 일이냐'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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