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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부활절, 그 기적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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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은 부활주일이었습니다. 친구의 손에 끌리다시피 해서 교회에 가게 되었습니다. 억지로 따라왔지만 내가 왜 여기에 와 있는지 알 수도 없었습니다. 나는 이미 내가 가진 신앙을 잃어버린 지 오래였으니까요.

하나님을 믿고 그분 안에서 만난 사랑하는 나의 남편은 바로 넉달 전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를 너무 많이 사랑했는데... 그 없이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약도 없는 이별만 남긴 채 그는 가버렸습니다.

우린 겨우 일 년을 함께 살았을 뿐인데. 절망했습니다. 세상에 절망하고 나에게 절망하고, 나락 끝까지 떨어진 듯, 삶이 끝나버린 듯 괴로웠습니다. 결국 나는 신앙을 버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계시지 않았으니까요. 만일 계셨다면 그이를 먼저 보내진 않았을 겁니다. 친구와 내가 교회에 들어갔을 때, 자리는 벌써 꽉 차 있었습니다. 이처럼 꽉 들어찬 교회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대체 무슨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교회에 온 것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너무 밝아보였습니다. 아무도 나처럼 고통의 침같은 건 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그 넓은 교회 안에서 안절부절하는 건 오로지 나 뿐이었습니다.

음악이 울려 퍼지자 친구는 내 손을 꽉 잡았습니다. 음악이 울려퍼지자 마음은 조금 가라앉았습니다. 그 때 강단 위의 한 사람이 성경 구절을 읽었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순간 이상한 기류 같은 것이 나를 감싸기 시작했습니다. 그 넓은 교회 안에 나 밖에 없는 듯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두려움에 두 팔을 허공에 휘저었습니다. 그 때 한 음성이 들렸습니다.

'이것을 네가 믿느냐.' '아니요, 아니요, 난 믿을 수가 없습니다. 그를 당신이 데려가지 않았습니까.' '이것을 네가 믿느냐.' '아니요, 그는 이미 죽어버렸고 내 삶은 절망입니다.'

'이것을 네가 믿느냐.' '아니요.' '이것을 네가 믿느냐.' '......' '이것을 네가 믿느냐.' 고개를 흔들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가요. 내 눈에서 쉴새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겨우겨우 나는 한 마디를 내뱉었습니다. '왜...왜 저를 사랑하시나요. 왜 아무것도 아닌 저를 위해 죽으신거죠? 왜요?' 그 때 한 빛이 내게 다가와 나를 감싸안는게 아니겠습니까?

'이것을 네가 믿느냐.' 눈 앞이 환해셨습니다. 그제야 안 것입니다. 진정한 부활의 의미를. 그 이후로 내 눈과 코에서 흘러내린 물들로 얼굴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그 순간 나는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습니다.

내 가슴 속으로부터 솟아나는 큰 울림으로 인해 몸을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친구가 가만히 속삭였습니다. '축하해. 너에게 성령이 임하셨구나.' 그러자 갑자기 나는 이젠 큰 소리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짐이 사라져버렸어. 짐이 사라져버렸다구. 이제 괜찮아. 난 이제 감사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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