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인물을 볼 줄 아는 나라

사마천이 엮은 중국의 역사책「사기」중에 이런 얘기가 있다. 전국시대 조나라의 황족으로 재상이었던 평원군이 수 천 명의 식객을 거느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강대국 진이 조를 침략하자 평원군이 사신으로 초나라에 구원을 청하러 가게 되어 식객 중 문무에 뛰어난 20명을 뽑아 함께 가기로 하며 19까지는 뽑았으나 1명을 마땅히 고르지 못하고 있을 때 ‘모수’라는 사나이가 자진하여 나섰다. 그 때 평원군이 “쓸만한 인물이란 흠사 송곳이 자루 속에 들어있는 것 같아서 그 끝이 곧 나타나는 법인데 자네는 3년 동안 우리 집에 있으면서 특별한 것이 없었지 않은가”라고 하자 모수는 “저를 자루 속에 넣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넣어주기만 한다면 끝이 나오기는 고사하고 온통 튀어 나오고 말 것입니다”라고 호언장담을 했다. 그 말에 평원군은 그를 상객으로 삼았다. 이렇게 인물을 볼 줄 하는 것은 귀한 것이요, 또한 그 나라를 잘 되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