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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벽돌로 직접 쌓아 만든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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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남자가 죽었다. 이름이야 무엇이든 상관없지만 벤이라 부르기로 하자. 이러저러한 형태로 우리는 다들 벤을 알고 있었으며, 우리 모두가 벤이기도 했다. 벤은 일흔 여섯이었는데, 두 해 동안은 홀아비로 지냈다. 그는 깨어 있었고, 지적이었으며, 건강했지만 지독히도 불행했다. 봄에 벤은 심한 낙상을 입었다. 의사들은 상처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했지만 사흘 후 그는 죽었다. 벤을 알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이 내린 결론은, 그가 살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더 이상은 희망에 매달리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벤은 낙상으로 인해 죽은 게 아니고 심한 고독감으로 인해 죽은 것이다. 벤에게는 살고자 하는 의욕이 없었다. 그의 인생은 모두가 하품 나도록 공허한 나날들의 연속이 되어 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 이야기의 가장 슬픈 대목은 어쩌면 그 스스로가 고독을 선택했다는 사실일 것이다. 아내가 죽은 후 가족과 친구들은 그를 불러내어 함께 어울리도록 하려고 줄곧 애를 썼다. 그에게 함께 여행할 것을 권하기도 하고 클럽에 들어오라는 권유도 했으며 식사에 초대하기도 했다. “그런 무능한 늙은 바보들하고는 관계하고 싶지 않아.”벤은 최근의 권유를 이렇게 물리치곤 했다. 하지만 다음 순간 자신의 고독을 한탄하곤 했다. 고독의 감옥은 그 자신이 직접 벽돌 하나하나를 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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