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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남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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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동쪽 2만 1천 리쯤에 여인국(女人國)이 있다고 알았다. 그 나라에는 여자들만이 사는데 살결이 희며 장발(長髮)을 땅에 끌고 다닌다.
남풍(南風)을 치마 속에 들여 애를 배거나 영험 있는 샘을 들여다보고 애를 배거나 하는데, 아들일 경우 없애버리고 딸만은 애지중지 기른다. 신라에 표류해 온 탈해(脫解)의 어머니도 적녀국(積女國)이라는 여인국의 여자로 탈해는 바로 그 버린 아들이다.
여인국은 상상 속의 나라이지만 남인국을 지향하는 나라가 현실 속에 있다. 우리나라가 바로 그 나라다. 우리 전통적인 성교육은 어떻게 하면 사내아이를 낳고 계집아이를 낳지 않느냐, 그리고 이미 밴 아이를 어떻게 하면 사내아이로 바꾸느냐가 전부라 해도 대과가 없었다.
시집갈 날받이가 끝나면 이 예비 신부에게 성교육을 시키는데, 아기보(子宮)의 구조부터 가르친다. 아기보에는 좌우에 두 개의 구멍이 나 있는데, 왼쪽 구멍에 남정(男精)이 들어가면 아들을 배고 오른쪽 구멍에 들어가면 딸을 밴다. 그리고 이 생리 구조에 기초를 두고 아들 낳는 응용의 실제(實際)가 전수된다. 밴 아이의 남녀 식별법도 가르친다. 아이를 배면 유방에 딴딴한 응어리가 생기는데 왼쪽 유방에 생기면 아들, 오른쪽 유방에 생기면 딸이다. 걸어가는 임부를 뒤에서 불렀을 때 왼쪽으로 뒤돌아보면 아들이라든가-.
이미 밴 아이가 딸일지라도 이를 사내 아이로 바꾸는 주술(呪術)도 전통 성교육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었다. 도끼를 요 밑에 깔고 자거나 웅황(雄黃) 한 덩이를 왼쪽 허리에 차고 다니거나 수탉 꼬리 세 개를 뽑아 요 밑에 깔거나 남편의 머리카락 세 개를 뽑아 요 밑에 깔아 그 남성 물질들로 하여금 주력(呪力)을 부려 딸을 아들로 바꾸려 했으니 대단한 남인국 지향이 아닐 수 없었다. 이 주술적 전통이 요즈음에는 양수 검사(羊水 檢査)라는 의학적 수법으로 과학화하고 있다 하니 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일전 보도된 바로 태아의 유전성 질환 발견에 선용돼야 할 이 검사가 남아 선호를 위한 태아 성별 검사에 악용되고 있어 이를 단속 처벌하겠다고 당국이 밝혔다 한다.
미국에서는 인간성의 존엄을 해친다 하여 태아의 유전성 질환 발견에도 이 검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추세라 한다. 따지고 보면 바이런도, 도스토예프스키도 그리고 링컨도 바로 유전성 질환자였으니.... 하물며 남아선호를 위해서임에랴. 남녀 동률이라는 자연의 섭리 파괴를 가중시키는 가공할 남인국의 횡포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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