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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여자의 성(姓)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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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모든 출입에서 여자를 앞세운다. 이 레이디 퍼스트의 습관을 두고 이런 우스갯 이야기가 있다. 엘레베이터에 여자를 먼저 태우는 것은 행여 고장으로 아래로 떨어지지나 않나 우려해서요, 여자를 먼저 내리게 한 것은 행여 밖에 강도가 기다리고 있어 몽둥이 질이라도 하지 않나 우려해서라고. 서양에서 여자를 우대하는 것만은 사실이나 그것은 집 밖에서의 일이요, 집안에서는 반드시 그렇지마는 않다.
이를테면 한국에서 가계권(家計權)은 온통 아내가 쥐고 있는데, 서양에서는 남편이 쥐고 있는 것이 상식이다. 바꿔 말하면 돈으로 목을 죄어 꼼짝 못 하게 해놓고 산다. 월급 봉투째 아내에게 맡기고 굽실거리며 푼돈 얻어 쓰는 한국의 남편에 비겨 얼마나 남성 상위(男性 上位)인가. 또 있다. 한국의 아내는 결혼을 하더라도 자신의 성(姓)과 이름을 그대로 보존한다. 한데 서양의 아내는 결혼과 동시에 남편의 성에 따라야 하기에 자신의 성이 소멸된다. 성 뿐만이 아니다. 김(金)콩쥐가 박(朴)놀부에게 시집 갔으면 미세스 박(朴)놀부로 불러야지, 미세스 박(朴)콩쥐라 부르면 에티게트에 위배된다.
서양의 성(姓)은 우리 나라처럼 오랜 혈통(血統)에서 생겨 나지도 않았고 또 별반 역사도 길지 않다. 거의가 성서(聖書)에 나오는 인명으로 이름만을 삼고 살다가 후에 가업이 대장간이면 스미드, 빵을 굽는 가업이면 베이커...식으로 성을 삼거나, 또 살고있는 곳이 다릿가면 오브리지로 성을 삼았을 따름이다. 또 아버지의 이름(名)으로 성을 삼기도 했다. 이를테면 아버지 이름이 피터이면 피터의 아들이란 뜻인 피터슨으로 성을 삼았다. 야곱슨은 야곱의 아들이란 뜻이요, 맥아더는 아더의 아들-, 이바노비치는 이바노프의 아들이란 뜻의 성(姓)이다.
혈통을 중요시하지 않았던 탓인지 중세 유럽에서는 영주(領主)나 귀족들의 성(姓)의 매매가 심했다. 독일의 예를 들어보면 돈 없는 사람은 가장 헐값인 슈반쓰(꼬리)나 슈무스(먼지) 같은 성을 사서 행세하다가, 돈이 조금 생기면 동물 이름인 볼프(늑대)니 포겔(새)같은 성을 사서 행세하고 돈이 더 생기면 색깔 이름인 슈바르쓰(黑) 브라운(茶)으로-, 가장 값비싼 성은 로젠베르크(장미의 산) 부루멘탈(꽃피는 계곡) 같은 시적인 이름이다.
우리나라처럼 성의 존엄도 없을 뿐 아니라 성에 따른 남성의 횡포가 보다 혹심했다. 그래선지 지금 미국에서는 여권 운동의 일환으로 결혼하더라도 처녀때의 성을 지키려는 성 혁명(姓 革命)이 한창이라고 한다. 이합(離合)이 무상(無常)한 나라인지라 이혼의 예비 행동으로 사랑에 금이 가게 한다는 반대론에는 `결혼 후에도 처녀 때 성을 유지하는 한국에는 이혼이 거의 없다'면서 한국을 본으로 들어 맞서기도.... 성에 관한 한 우리 한국이 선진국인 것만은 자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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