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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스웨덴 여성과 한국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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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스웨덴과 핀란드 출장 길이었습니다. 그곳의 많은 공무원, 기업가, 교수들을 만났는데 그 중 상당 수가 여성이라는데 무척 놀랐습니다.
스웨덴 교육부에서는 저의 취재 요청에 응해 5명의 간부가 한 자리에 모였는데, 그 중 남성은 1명밖에 없었습니다. 여성의 노동활동 참가율이 80%인 스웨덴에서는 흔한 일이라고 합니다. 고위직에도 여성이 당당히 진출합니다. 스웨덴에서는 21명의 장관 중 국방·외무장관을 포함해 11명이 여성이고, 국회의원의 45%가 여성입니다. 핀란드는 대통령부터가 여성이고 17명의 장관 중 8명이 여성입니다.
여성의 역할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은 너무나 당연한 듯이 말했습니다. 인구가 희소한 나라에서 여성 노동력의 참여 없이는 경제 성장이란 상상할 수 없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일하는 여성 지원 정책을 범 국가적으로 일관되게 펴왔습니다. 스웨덴 어린이 중 83%가 국가에서 운영하는 탁아소에 다니고, 74년부터 아빠도 출산 휴가를 갈 수 있게 됐고, 양육 휴가 제도까지 생긴 것도 이 때문입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웨덴과 핀란드의 학교 교육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교육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엄마들은 안심하고 직장에 전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보고 대한민국 남성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부끄러워졌습니다. 한국의 시스템은 일하는 여성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성적 편견을 더욱 키워 오지는 않았던지요. 얼마나 많은 장관감, 국회의원감 여성들이 잘못된 제도때문에 재능을 사장시켰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이제 한국도 과거의 스웨덴이나 핀란드와 마찬가지로 질 높은 여성 노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인구 노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돼 일손이 점점 귀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남성 주도의 우리 사회 시스템은 너무나 경직돼 새로운 시대의 도전에 적응하는데 한계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이제 여성들이 과감히 일터로 나와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때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사회의 지도층과 여성들 사이에 역사적인 대타협을 제안합니다. 우선 정치인과 공무원은 다른 어떤 일보다 여성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전념해 주십시오. 탁아를 국가 의무로 전환하고, 공교육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여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이런 보장만 해준다면 세금을 좀 높인다 한들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안 된다는 고정 관념을 버리고 제로 베이스에서 생각하십시오. 투자가 필요하다면 주저하지 마십시오.
또 정부나 기업들은 직원 채용이나 승진 등에 있어 여성 쿼터제 등 다소 강제적 방식으로라도 여성을 우대하십시오. 핀란드 정당들이 94년부터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남녀 순번제를 실시했던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순번이 1번이 남성이면 2번은 여성이고 3번은 남성, 4번은 여성이 되는 식으로 하니 여성 국회의원이 자연히 크게 늘어났던 것입니다.
한편으로 여성들에게도 당부합니다. 당신들의 재능을 내 자녀를 좋은 대학 보내는 일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이 나라 전체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나라로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에 쏟아 부으십시오. 그리하여 내 자녀가 자연스레 수혜자가 되게 만드십시오. 교육은 교육 전문가에게 맡기고 여러분은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해서 돈을 버는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번 돈의 일부를 교육 지원에 내놓도록 합시다.
우리나라는 유관순과 조수미, 박세리를 배출한 나라가 아닙니까.
/조선닷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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