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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생산의 기쁨을 가르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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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수해 뒤에도 가을은 오는가? 논두렁 콩포기도 누릇누릇 물이 들고, 논 배미마다 제법 황금빛이 물렸다. 이제 곧 타작이 시작되고, 한 해의 보람을 거두겠지. 그런데 왜 가슴이 무겁게 가라앉는 걸까? 가을걷이의 기쁨으로 출렁거려야 할 때가 아니던가?
농림부는 올해 우리나라 쌀 수확이 5백만석 이상 줄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50년이래 최악의 폭우와 일조량 부족 등 기상이변의 영향 탓이라고 했다. 그뿐이 아니다. 세계 곡물생산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이 기상이변 피해를 입었다. 최근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올해 41개국이 홍수를 겪었고 22개국에 가뭄으로 곡물수확량이 사상 최악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이와 같은 불길한 현실들은 식량자급률이 30퍼센트를 밑도는 우리나라에 식량 안보론까지 들먹이게 하고 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이자 마지막 무기가 바로 식량과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시대를 맞아 달러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실직 감산 기업 도산 수출부진 등 경제 불황의 암울한 터널을 어렵게 지나가고 있는 터에 세계곡물시장까지 교란된다면 이 어찌 심각한 상황이 아니겠는가?
그런데도 아직 우리나라 국민들은 생산 활동보다는 소비 활동에 비중을 두고 살아가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150만 명의 실직을 염려하는 가운데서도 3D 현장의 구인난 문제가 불거져 나오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3D의 대부분이 생산현장이고 보면 생산활동에 대한 기피와 천시 풍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지 않나 하는 우려를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우리 2세들의 성장과정과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생산의 중요성을 깨우치거나 생산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희박하다. 농어촌에서 자라는 일부 청소년들 외에는 땅에 곡식을 심고 기르거나 고기 잡기나 해조류 양식업에 참여할 기회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직업교육에서도 생산직의 선호도는 매우 낮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생산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그들이 소비활동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교육받고 있다는 점이다. 아주 어릴 적부터 엄마 아빠 손에 이끌리어 주말마다 공휴일마다 볼거리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먹고 마시고 노는 일에 먼저 길이 들고 있다. 그러니 언제 생산의 깊은 뜻과 생산 능력을 배울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이제라도 생산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심고 가꿀 밭이 없는 도시에서는 마당 귀에 채소 몇 포기라도 심고 아파트에서는 베란다에 콩이나 고추 등을 심은 화분에 물을 주며 생산의 기쁨을 가르쳐야 한다. 아무 노력도 없이 먹고 마시고 노는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의 질이 향상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일손부족으로 묵어 나자빠져 있는 농토를 경작하고 쉬고 있는 생산라인이 가동되도록 교육하는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의 부패를 막고 경제불황의 어둠을 밝히는 소금과 빛이 되기 때문이다.
/김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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