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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기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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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도로시 파커라는 작가는 영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수표가 들어 있습니다 (check enclosed)'라는 말이라고 하였다. 기부금을 낸다는 뜻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을 돕기 위하여 작은 돈을 보탤 수 있는 마음은 진정 아름다운 것이다.
이런 마음이 생활화한 서양에서는 누구나 적지만 기부금을 낸다. 지난 1993년 영국의 더 타임스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달 73퍼센트의 런던 시민들이 크고 작은 기부금을 냈다고 한다.
그해 영국에서 이렇게 모인 돈이 유적 보호에 1천억 원, 제3세계의 빈곤을 퇴치하는 옥스팜에 770억 원, 어린이 보호에 7백억 원, 암연구에 630억 원, 노령자 지원에 430억 원, 구세군 420억 원 등의 순위였다.
정부의 예산 계정보다 더 방대한 규모다. 구세군이 자선냄비가 세밑의 서울 거리를 장식하면서 자선의 시즌이 시작되었다. 그 노고에도 불구하고 작년 구세군의 모금액은 11억 원에 그쳤다. '구세'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이 시즌 동안 '불우이웃돕기'라는 이름 아래 성금 모금이 이루어지고 양로원과 고아원에는 정치인, 기업인, 종교인들의 발걸음이 잦아진다. 자선의 마음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러나 그것이 연례 행사에 그치고 생색내기라는 인상이 들 때는 실망스럽다. 이보다는 평소 불우한 이웃을 위해 이름없는 작은 정성을 보태는 소박한 시민들의 존재가 더욱 고 귀하다. 때로 자신은 평생을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들이 온 재산을 털어 사회에 기부하는 사람들도 있다.
금년 한 해만 해도 삯바느질로 번 돈 1억원을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데 내놓은 인천의 할머니, 화장실 청소원으로 어렵게 모은 2억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김할머니, 곰탕집을 하면서 평생 모은 50억 원을 동아대에 기증한 부산의 강할머니 등이 그들이다. 하나같이 위대한 인간 드라마다.
서양에서는 이미 이런 일이 자연스런 삶의 한 형태가 되어버렸다. 명성을 얻은 기업가들이 자식에게 그 큰 재산을 남기기보다는 사회에 모두 희사하는 일이 흔하다. 금년 3월 세계적 컴퓨터 회사 휴렛 패커드 사의 창업주 패커드는 사망하면서 72억 달러 상당 주식을 모두 자선재단에 내놓았
다.
카네기, 포드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미국의 기업인들이 자신의 재산을 특정한 공익 목적에 내놓았고 이 기금에 의해 설립된 재단은 그들의 이름과 함께 영원히 사회와 인류의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 되고 있다.
재직기간 중 수천억원을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여 숨겨두었다가 감옥까지 간 우리의 전직 대통령들과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상속재산을 온통 자선신탁기금에 내놓았다는 하벨 체코 대통령의 이야기는 대비하기조차 부끄러운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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