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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저 마음 속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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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신이 1931년 10월, 협성여자신학교 졸업을 1년 앞두고 경기도 화성군 반월면의 천곡교회에 부임하였을 때의 일이다.
교회에 세운 천곡학원의 일을 맡아 가까운 이웃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이웃 동네에 나가 농민들의 생활 상태, 생활 습관, 교육에 대한 열의 등을 타진해 보았다.
천곡은 한 가정을 제외한 온 동네가 기독교인들이어서 괜찮았으나 이웃 동네로 다니면서 보니 그들은 마이동풍 격일 뿐 아니라 비웃기까지 하였다. 기독교가 그 지방에 들어간 지 20여년이 되었지만 한 여성이 가가호호 찾아다니며 협력을 구하기에는 아직 때가 일렀다.
그러나 낙심하지 않고 계속 찾아다닌 최용신은 한 지주를 만나 '염 선생님, 짐승을 기르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사람을 기르는 사업을 해보지 않겠습니까?' 하며 여러 번 설득하여 훗날 천곡학원 이사장이 되게 하였다.
훗날 염석주 씨는 최용신을 만났던 때를 이렇게 회고하였다.
'어떤 날, 얼굴이 얽은 신여성 하나가 부인 몇 사람과 같이 찾아와서 자기는 지금 샘골(천곡)에 있으면서 이 지방을 위하여 작은 힘이나마 바쳐 보고자 하니 부디 잘 지도, 협력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나는 사회의 풍파를 많이 겪어 쓴맛 단맛을 다 맛보았고 사업을 한다는 사람들에게 아주 실망을 했는데,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젊은 여자 하나쯤에게 무슨 큰 기대를 가질 수가 있겠어요?
그저 내 지방에 와서 일한다는 사람이라니 대접상 어물어물해 보냈습니다만 실상 마음속으로는 날고 기는 놈들도 농촌에 와서 실적을 못내는 이 시절에 너 같은 계집애가 무엇을 해보겠다고 그러느냐 하는 경멸을 던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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