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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노인의 헛된 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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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노인과 어린 소년이 함께 카누를 타고 시내를 따라 나무 숲을 지나 낯선 땅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그 현자 노인은 물에 뜬 낙옆을 하나 들어서 빽빽하게 얽혀져 있는 나뭇잎 무늬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소년에게 고개를 돌려 물었습니다.
'소년아, 너 이 나무에 대하여 아는 것이 있느냐?' '아니요. 없습니다. 아직 배우지 못하였습니다.' 그 소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너는 네 일생의 사분의 일을 잃어 버린 셈이구나.' 그리고 그는 낙엽을 다시 물 위에 띄웠습니다.
잠시 후 그들의 탄 배는 강변 가까이로 나왔습니다. 노인은 강바닥에서 물에 젖은 반짝이는 자갈을 하나 집어 들었습니다. 그는 손에 놓고 습기가 빠질 때까지 굴려 햇빛이 잘 반사되게 만들어 가지고 소년에게 보여 주었습니다.
'소년아! 이 돌을 보아라. 너는 땅에 대해 무엇을 아느냐?' 소년은 대답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아직 배우지 못했어요.' 그 노인은 자갈을 다시 물속에 집어던지며 말했습니다. '땅에 대하여 아는게 없다니 그러면 또 네 일생의 사반을 잃어 버린 것이니 너는 네 일생의 반을 잃어 버렸구나.'
그들은 계속 나아 갔습니다. 이윽고 땅거미가 지고 하늘에 첫 별이 나타났습니다. 그 노인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습니다.
'소년아, 저 별을 보아라. 너는 하늘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느냐?' '죄송합니다. 아직 공부하지를 않았어요.' '애야, 너는 나무도 모르고 땅에 대해서도 아는바 없고 더우기 하늘까지 모르다니 너는 네 일생의 75%를 잃어버린 셈이구나.'
그리고 한동안 말없이 강을 따라 내려 왔습니다. 그런데 저 멀리서 속삭이듯 하던 물소리가 갑자기 커지면서 물살이 빨라졌습니다. 다음 순간 그들을 태운 카누는 급류에 말려 들어갔습니다. 소년이 소리쳤습니다. '저 앞에 폭포가 있어요! 지금 뛰어 내려야 해요!' '하지만 난 수영을 못하는걸...' 그 노인은 소리쳤습니다. '그래요. 선생님은 쓸데없는 것들만 배우셨군요. 그러니 당신의 전 생애를 잃게 될 것입니다.'
그 노인은 작은 것들, 사소한 것들에만 온갖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이것 저것 뚜렷한 생각이나 이유도 없이 그저 공부하였던 것입니다. 여러분, 나는 그 노인이 전혀 목적 의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의 표류는 허무로 끝나는 것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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