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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 아기 예수의 메시지 (사 40:9-11, 눅 0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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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성탄 기사에 보면, 천사가 들녘에 있던 목자들에게 나타나 그 리스도의 탄생을 알리는 큰 기쁨의 소식을 전하였습니다. 그 말씀 중에 " 너희는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 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적이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 에 누운 아기가 표적이 된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표적이란 말은 영어로는 "sign"으로 번역되었고, '증거' '상징' '표시' 등의 뜻이 있습니다. 어떤 성경은 그리스도가 탄생했는데, 그 증 거로 구유에 누인 아기를 보게 될 것이라고 번역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구유에 누인 아기가 목자들에게 메시아의 탄생을 증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 고, 모든 인류에게 메시아의 오심의 뜻을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 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인 아기"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지만, 거기에는 많 은 상징이 담겨 있고, 그것은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하여 주고 있습 니다.

목자들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를 보고 아기가 뜻하는 메시지를 나름대로 들었기 때문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미하면서 돌아갔던 것입니다. 그 목자들은 아기에게서 무슨 메시지를 전달 받았을 까요 오늘 우리도 그 메시지를 바르게 듣기만 한다면 목자들처럼 고달픈 삶 속에서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찬송을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아기는 이 땅의 것들을 거부하고 있다

먼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가 평범한 아기라면 거기서 는 아무런 메시지도 전달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아기가 평범한 아기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마구간에 탄생하셨다는 사실이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이 아기의 탄생을 땅에 있는 사람들은 주목하지 못하였지만, 하늘의 천군 천사들은 그 날밤 하늘에 나타나 대합창으로 그 아기의 탄생을 축하하였 던 것입니다. 천사가 그 아기를 가리켜 "구주 곧 그리스도 주님"이라고 하였습니다.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세주, 구약성경에서 예언되었던 메시 아, 그리고 온 인류를 대표하실 수 있는 주님이 바로 그 마구간에 태어난 아기의 신분입니다. 천사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이라고 하였 습니다. 이 아기는 이 땅의 모든 사람에게 기쁨이 되는 존재임을 뜻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기는 정말로 대단한 존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탄생이라면 온 세계가 일어나서 축하하고 경배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위대한 아기가 팔레스타인의 한 작은 마을의 마 구간에서 탄생하신 것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 하나님은 그의 독생자를 이런 방식 으로 태어나게 하셨을까요 그것은, 바로 인간의 상식으로 자리잡은 '위 대함'에 대한 거부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가 흔히 위대하다고 생각하 는 것은, 주로 권력과 경제력과 명예와 관계된 것들로, 세계인이 주목하 는 관심의 대상을 말합니다. 요즈음 말로 한다면, 온 세계 매스컴의 톱뉴 스 거리가 되어야 위대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기 예수의 탄생 은, 그가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기만 한다면 온 세계가 발칵 뒤집힐 만큼 큰 뉴스임에 틀림이 없지만, 아기 예수는 그 모든 것을 거부하신 것입니 다. 훗날 예수님이 말씀하신 대로 그는 섬김을 받으려고 하신 것이 아니 라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대속물로 내어 주려고 오신 것입니다.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이 땅의 권력을 거부하신 것입니다. 그 래서 그는 궁중에 태어나시지 않고, 몰락한 다윗 왕조의 고향인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탄생하셨습니다. 그 자리는 권력의 자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 습니다. 권력에 대한 야망을 가진 자들이 줄을 대려고 찾아올 만한 어떤 빌미도 찾을 수 없는 자리입니다.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또한 이 땅의 모든 풍요의 대명사인 물 질을 거부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아주 가난한 목수의 가정을 택하 여 탄생하셨습니다. 만약 요셉이 좀 부유한 사람이었다면, 결코 그 날밤 주변머리 없이 만삭이 된 마리아를 마구간에 머물게 하지는 않았을 것입 니다. 아무리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 많은 사람이 모였다 할지라도, 돈만 있었다면 얼마든지 아늑한 방 하나는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순진한 시골 청년인데다가 돈마저 없었기에 남의 집 마구간 신세 를 질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말한 대로, 그는 우리를 부요(富饒)케 하시려고 스스로는 가난해지신 것입니다. 이 땅의 부요는 진정한 부요가 아니기에 그것을 거부하신 것입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이 땅의 모든 명예를 거 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받아야 할 명예, 메시아가 받아야 할 명성을 거부하신 것입니다. 이 땅의 위대한 사람들 가운데는 권력과 부는 없어도 명예를 얻었던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철저하 게 그것을 거부하셨습니다. 이 땅의 명예나 명성이란 부질없는 것임을 아 셨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기 예수는, 이 땅의 사람들이 얻기를 원하는 그 모든 것을 거부 하신 것입니다. 아니 이 땅의 문명 그 자체를 거부하신 것입니다. 인간이 이룩한 문명은 죄악에 기초한 것이기에, 그것은 결국 무너질 것이며, 없 어질 것입니다. 아기 예수는 이 썩어질 문명에서 인류를 구원하여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룩하시려고 이 땅에 내려오신 것입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바로 이런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 는 것입니다.

오늘 이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을 통하여 우리는 이 메시지 를 정확하게 들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몰두하여 있는 이 땅의 문명을 거부하시고,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시작하시기 위하여 오셨기에 우리는 이것을 축하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 탄을 맞이할 때마다 이 사실을 재확인하는 것입니다.

 아기는 물질문명의 몰락을 예고하고 있다

우리 인간들은 아직도 아기 예수의 탄생의 의미를 알지 못한 채, 여전히 이 땅의 문명을 새롭게 하려고 백방으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과학을 발전시키고, 의학을 발전시켜 살기 좋은 세계를 만들어 보려고 온갖 노력 을 다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더 많은 모순이 드러나고,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가장 뚜렷한 인간의 실패는 환경의 파괴와 전쟁입니다. 안락한 삶을 이룩하려고 발전시킨 물 질문명이 결국은 환경을 파괴시키는 오염의 근원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 니다. 동시에 물질문명은 이 세계 속에 빈부의 차이를 더욱 뚜렷하게 만 들어 놓으므로 계속적인 전쟁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세계 평화를 목 표로 창설된 유엔(UN)이 아무리 노력을 하여도 이곳 저곳에서 터진 전쟁 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가 하면, 현대 세계는 새로운 전쟁에 돌입하 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관세 철폐를 통한 자유무역입니다. 이제부터 세 계는 경제 전쟁을 치르게 될 것입니다. 이 전쟁은 가난한 나라들을 더욱 가난하게 만들 것입니다. 여기서 살아남기 위하여 마구 공장들을 세우고 산업을 발전시키다 보면, 환경 파괴와 더불어 인간성의 파괴는 점점 더 가속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미래를 전망해 볼 때, 인간성은 더욱 각박해지고 피곤에 지친 사람들은 여가만을 즐기려고 할 것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점점 더 교회를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교회 성장은 더욱 둔화될 것이며, 농촌의 몰락이 가속될 것이며, 도시의 범죄는 더욱 증가될 것입니다. 아무리 정부 가 뜻밖의 인물들을 등용하여 새로운 정책을 펴 나간다 해도 파멸을 향 해 내리달리기 시작한 문명의 전차(電車)를 돌이킬 방법이 없습니다. 미래 의 모든 전망은 비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비관적인 전망은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필연적인 단계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철저하게 이 문명의 몰락을 체험하게 될 때, 이 문명을 새롭게 하려고 몸부림치는 대신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시작되는 하 나님의 나라를 비로소 받아 드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탄은 이런 사실들을 이미 일찍이 예고한 것입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오늘 우리가 체험하고 있는 종말적인 현상을 미리 예고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그 모든 것을 거부하시면서 새로운 삶을 우리에게 주시 려고 오신 것입니다.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는 이런 모든 것의 표적입니 다.

그러므로 그가 우리에게 주시려는 메시지는, 이 땅의 문명에 대한 희 망 대신에 그가 이룩하시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희망을 가지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이 땅의 삶에 정신을 다 쏟아 버리므로,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 에게 전하여 주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놓쳐 버리는 일이 없도록 우리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계신 것입니다. 우리가 성탄을 축하하는 것은 이 메시 지를 다시 듣고자 함이며, 더 확실하게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고 나가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서 농사짓고, 취직하여 돈벌고 하는 모든 활 동의 궁극적인 목적이 이 땅의 편안한 삶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 건설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기다리는 것 은, 우리의 삶의 목표가 하나님의 나라에 있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제 이 물질문명의 몰락이 더욱 분명해 지는 21세기 문턱에서 다시 한번 아기 예수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듣고, 우리의 신앙의 자세를 더욱 확실하게 다 지는 성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과 평화의 표적으로서의 아기 예수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이렇게 이 땅의 모든 문 명을 거부함과 동시에 하나님의 사랑과 평화의 표적이 되신 것입니다. 하 나님의 아들이신 아기 예수는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의 표적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하여 외아들을 내어 주셨습니 다. 그보다 더 큰 사랑이 있을 수 없습니다. 아기 예수는 하나님의 가장 큰 희생과 사랑의 표적으로 구유에 누워 계신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성 탄을 축하하며 감사하는 것은 바로 이런 하나님의 사랑을 보기 때문입니 다. 나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독생자를 아끼지 아니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확신을 가진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당시 버 림받은 계층 가운데 하나인 목자들에게 이 기쁜 소식이 전하여진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어 독생자를 보내셨음을 뜻하는 것이었습 니다. 성탄절의 기쁨은 누구보다도 먼저 가장 슬픔을 당한 자에게, 가장 큰 근심을 안고 있는 자에게, 가장 외로운 자에게, 가장 곤고한 자에게 전하여지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성탄의 종소리는 누구보다도 절 망 가운데 빠진 농민들에게 힘있게 울려 퍼져야 할 것입니다. 구유에 뉘 어 있는 아기 예수는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입니다.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는 또한 평화의 표적입니다.

메시아가 오시면 철장(鐵杖)으로 질그릇을 부수듯이 나라들을 다스릴 것 이라고 시편은 노래하고 있는데, 아기 예수는 연약하고 평화로운 모습으 로 오셨고, 그의 삶 전체가 폭력과는 상관이 없는 평화로 일관되었던 것입 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의도는 강압적인 방법에 의해 이 땅을 변화 시키는데 있지 아니하고, 자비와 사랑으로 구원하심에 있습니다. 초라한 구유에 고요히 누워 잠든 아기 예수는 바로 이런 하나님의 역사의 표적입 니다. 평화롭게 누워 있는 아기의 모습에서 우리는 전쟁 대신에 평화를 생각합니다. 완악한 마음 대신에 겸손한 마음을 배울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결코 폭력을 사용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는 사랑과 평화로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이 세 상의 폭력에 의하여 십자가에 죽으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거기 에 세상을 구원할 길이 있었고, 거기에 폭력적인 세상을 평화의 세계로 바꿀 수 있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는 평화의 왕으로 오셔 서 참된 평화를 이 땅에 심으셨습니다. 아기 예수는 평화의 표적으로 구 유에 태어나신 것입니다.

우리는 성탄절을 맞이할 때마다 다시 한번 폭력을 거부하고 평화와 사 랑으로 여기에 하나님의 나라를 실현시키는 하나님의 백성임을 다짐하여야 하겠습니다. 목자들에게 표적으로 보여주신 구유에 뉘어 있는 아기 예수 는, 오늘 우리에게 있어 아니 이 세대에 있어 평화의 표적입니다. 그 아기 예수를 우리 가운데 모심으로 우리의 모든 삶이 평화를 이룩하는 삶으로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기쁜 성탄절에 베들레헴 마구간 구유에 고요히 누워 계신 아기 예수를 다시 한번 바라봅시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 다. 그는 세상을 구원하실 구세주이십니다. 그는 오래 전부터 기다리던 메시아입니다. 그의 겸손하고 가난한 탄생은 바로 우리의 허영과 욕망을 거부하시며, 이 땅의 모든 권력과 부와 명예를 거부하신 것입니다. 이 땅 의 썩어 가는 문명을 거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사랑과 평화와 겸손으 로 이룩되는 새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에게 가져오신 것입니다. 아기 예수의 이런 강력한 메시지를 오늘 우리가 분명하게 듣고, 그 뜻을 따라 우리도 어리석었던 욕망과 자존심을 버리고, 주님의 뒤를 따라 사랑과 평 화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해 가야 하겠습니다. 오늘 점점 더 몰락해 가는 이 땅의 문명을 분명하게 직시하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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