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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성탄절 아침 마더 테레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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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성탄절을 맞아 차가운 마음으로 주님을 맞이하지 말고 겸손하고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그 분을 맞이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그리스도는 성탄절에 아주 작고 무력하고 사랑이 필요한 한 어린아기처럼 오십니다. 우리에겐 그분을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테레사 수녀님, 성탄절의 기쁨과 평화를 먼데 계신 수녀님과도 함께 나누고 싶은 오늘, 조용히 마음을 모으고 당신의 묵상집을 읽노라니 2년전 인도에서 제가 뵈었을 때 따뜻하게 맞아주시던 웃음과 미사 중에 힘차게 성가를 부르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최근 병환으로 사경을 헤매는 고통 속에서도 『나를 다른 가난한 이들과 똑같이 대우해 달라』며 특별치료를 거부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 모릅니다. 훌륭한 사람이라도 너무 괴로우면 자연히 얼마쯤의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는데 그토록 놀라운 발언을 하시다니요.

빈손을 쳐들고 서있는 창밖의 겨울나무들을 바라보며 가난하고 겸손하게 인간이 되어오신 예수님의 사랑을, 또한 예수님처럼 이웃사랑에 불타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남겨두지 않은 수녀님의 겨울나무같은 그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소박하고 단순하다 못해 초라함을 느낄 만큼 아무 장식도 되어있지 않던 당신이 계신 곳의 성탄나무와 구유를 떠올리며, 오늘 우리의 성탄절은 너무도 호화로운 장식과 세속적 상혼의 축제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미사」라는 본래의 거룩한 의미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먹고 마시며 즐기는 축제가 되고, 내적인 고요 속에 만나야할 주인공인 예수님은 외면하고 파티를 열며 값비싼 물건을 주고받는 허황된 축제로 변질되어 버린듯 합니다. 성탄절이야말로 우리 안의 이기심과 욕심의 요란한 장식을 떼어버리고 겸허하고 담백한 한 그루 겨울나무로 서서 예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나누며 기도하는 때라고 생각됩니다.

올해도 성탄 맞이 청소를 하고, 과자를 굽고, 합창연습을 하고, 친지들에게 평화, 기쁨, 희망이란 단어를 수없이 적어 카드를 보내면서도 마음에 파도처럼 큰 기쁨이 출렁이지 않는 것은 제 안에 숨어있는 이기심 때문임을 알고 있습니다. 남보다 자신의 유익을 챙기는 이기심이야말로 기쁨을 방해하는 요인임을 자주 체험하곤 합니다.

지치고 외로운 누군가 도움을 요청해 올 때 「빈 방이 없다」고 마음의 문마저 닫아버린 저의 인색함과 불친절이 부끄럽습니다. 북한동포가 굶주리고 있어도 편히 밥을 먹을 수 있는 저의 냉랭함과 태연함이 밉습니다. 가장 가난한 이를 선택하겠다고 외치는 교회가 부자들하고만 손잡는 모습이 싫다고 비난을 퍼부으면서도 좀더 가난하게 살기를 두려워하는 저의 비겁함이 밉습니다.

「누군가가 하겠지」하고 애덕의 실천을 미루는 안일함, 집안에 있는 가까운 이와 불목하면서도 집 밖에 나가서는 정의와 인류애를 부르짖는 저의 위선과 이중성이 부끄럽습니다. 신앙과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서도 변명과 합리화에 능한 저의 오만함이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이제라도 좀더 겸손해져서 그만큼 기쁨도 넘쳐나는 성탄절, 예수아기께 제가 고쳐야할 잘못들을 뉘우쳐서 열매맺은 좋은 결심 한 묶음이라도 소박하고 정성스런 예물로 드리는 성탄절을 꿈꾸어 봅니다. 병환 중에도 특히 가난한 이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으신 수녀님의 쾌유를 비오며 이 말씀을 저의 가족, 친지, 이웃들과 성탄선물로 나누고 싶습니다.

<사랑은 가정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우리는 미소를 지을 시간도, 서로 이야기할 시간도 없이 지냅니다. 먼저 우리 가정에 그 사랑과 자비심을 가져옵시다. 가정은 우리가 사랑과 헌신과 봉사를 실천할 최초의 활동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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