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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호주머니 속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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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옷을 정리하는 어머니 옆에서 일을 거드는데 입기 어려울 정도로 낡은 외투가 비닐에 쌓여 있습니다. 펼쳐 보니 색바랜 아버지의 외투였습니다. 겨울만 되면 이 외투를 걸치고 일을 나가시던 아버지의 뒷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작년에 버렸어야 하는 옷인데 아직 입을 만 하다며 굳이 고집하시는구나. 돈 있으면 차라리 너희들 잠바라도 하나 더 사 주라면서.'
아버지가 입고 다닐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낡은 외투를 손에 들고 보니 50줄을 넘긴 아버지가 낯설게만 여겨집니다. 문득 어느 책에서 읽었던 이야기가 생각난 저는, 그 이야기에서처럼 아버지의 겨울 외투 속에 아껴 두었던 용돈 만 원을 넣어 두었습니다. 어른들에겐 큰돈이 아니지만 아버지가 그 외투를 입게 되었을 때 좋아하실 걸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아버지가 출근 준비를 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 이 옷 입을 수 있겠어요?'
'그럼, 아직도 멀쩡하잖아. 그럭저럭 이번 겨울은 나겠지. 다녀오리다.'
저는 빙그레 웃으며 다시 자리에 누웠습니다. 그때, 내 방을 살며시 여는 기척이 있어 이불을 들쳐보니 나가신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였습니다.
'겨울옷을 꺼내 입었는데 주머니에 돈이 들어 있구나. 며칠 전에 뭐 사고 싶다고 했지? 네 엄마 보기 전에 얼른 받아라. 만 원 받은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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