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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섬김과 낮아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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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수 목사(분당우리교회)

사순절을 맞아 주님의 십자가를 묵상하다가 문득 예전에 어떤 목사님에게 들었던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다.

당시에 그 목사님에게는 초등학교 1학년짜리 막내아들이 있었다. 하루는 이 아이가 엉엉 울면서 들어왔다. 사연을 들어보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그 날 학교에서 반장 선거가 있었는데 출마했다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래서 다시 부반장 선거에 출마했는데 그것마저 떨어져 큰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다.

동생이 서럽게 울고 있으니까 형들이 와서 이렇게 달래주었다. “너 진짜 반장 하고 싶으면 지금부터라도 친구들을 열심히 도와주고 봉사해라.”

그리고는 2년이 지나 그 막내가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다. 이 아이가 다시 반장 선거에 출마해 드디어 그토록 원하던 반장에 뽑혔다. 그 선거에는 무려 16명이 출마했는데도 당당히 선출됐다. 어떻게 그 높은 경쟁을 뚫고 반장에 당선될 수 있었느냐고 물으니, 자기가 연설을 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여러분, 저를 뽑아주세요. 저를 반장으로 뽑아주시면 저는 여러분을 위한 걸레가 되겠습니다.” 그렇게 연설했더니 친구들이 자기한테 표를 몰아주더라는 것이었다. 아이의 말을 듣고 그 아버지 목사님 마음에 큰 깨달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 밤에 아버지는 막내아들을 무릎에 앉혀놓고 이렇게 기도하셨다고 한다.

“주님, 이 아이가 2학기 동안 친구들을 위해 참된 걸레가 되게 해주세요. 그리고 이 아이가 커서도 일평생 이 사회를 위한 걸레가 되게 해주세요.”

오래 전 들었던 이야기인데 생각할수록 마음이 찡하다. 고난 주간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오래 잊고 있던 이 이야기가 다시 떠오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예수님께서는 친히 십자가 자리에까지 낮아지심으로써 더러워진 우리 영혼을 닦아 주셨다. 그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점을 생각할 때 십자가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겸손의 본이다.

고난 주간은 십자가를 묵상하는 기간이다. 이번 고난 주간에는 그 주님께 받은 은혜를 깊이 생각하며 우리도 더러워진 이 세상을 향해 걸레가 되어 세상을 닦는 존재로 거듭나길 소원해보자.

문득 바울이 빌립보 교인들에게 권면했던 말씀이 떠오른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각각 자기 일을 돌볼 뿐더러 또한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하게 하라.”(빌 2:3∼4)

-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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