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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너무 사랑도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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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多情)도 병이라는데 하물며 지나친 너무 사랑이 병이 안 될 수 없다. 고려의 칠현(七賢)으로 손꼽히는 이인로(李仁老)의 '파한집(破閑集)'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 있다. 남주락적(南州樂籍)에 군수로 와 있던 사나이가 임기가 끝나 그곳에서 사랑에 빠진 기첩(妓妾)과 이별하게 되었다. 너무 사랑했던 터라 기첩은 오로지 임만을 사랑할 수 있게끔 아무 누구도 자신을 유혹할 수 없게 해놓고 떠나라고 안달을 했다. 그리고 촛불을 건네주며 자신의 사타구니를 비롯하여 유방이며 얼굴이며 온몸을 어느 한군데 남기지 않고 화상을 입힐 것을 애원했고 또 그렇게 상처를 입혔다. '너무 사랑'이 가공할 피학증(被虐症)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본다.
가극(歌劇)으로도 곧잘 상연되고 있은 12세기의 엘로이즈와 아벨라르의 너무 사랑도 병이 되고 있다. 아이까지 낳았는데, 그것만으로 사랑을 충족 못 해 엘로이즈는 아벨라르를 거세시켜가면서까지 사랑을 독점하고 있다. 이들은 그 후 수도승과 수도녀가 되어 사후 나란히 매장되고 있다.
근년에 인상적이던 너무 사랑병으로 '인형의 집'의 주연으로 유명해진 여배우 리브 아르망과 명감독 잉그마 버그만의 격렬한 사랑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러시아와 스웨덴 사이에 위치한 연중 겨울인 불모의 무인도에 단 둘이만을 위한 집을 짓고 도피, 서로에게 상처를 입혀 가면서까지 사랑을 했다.
'외계로부터 문을 닫고 친구도 친척도, 그리고 과거며 추억이며 두 사람의 관계를 위협하는 어떤 것으로부터도 결별, 행복과 소유욕을 충족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요, 각기 '고독을 슈트케이스에 담아 들고.....' 이별의 길을 떠나가고 있다. 너무 사랑이 중증이 되면 별의별 변태로 다 나타난다.
변태에까지는 이르지 않았더라도 '너무 사랑(too much loving)증후군'에 시달리는 여성이 적지않다. 지금 미국에서는 '너무 사랑하는 여인들'이라는 이 증후군을 다룬 책이 40주간 베스트 셀러로 2백만 부를 돌파하고 있다.
알콜중독증이나 마약중독증 환자수 이상으로 많은 여인이 이 너무 사랑중독증에 시달리고 있으며 웬만한 도시에는 '너무 사랑하는 여인들의 모임' 이 없는 도시가 없을 정도라 한다.
이 너무 사랑병의 원인은 결손가정-부모가 없거나 부모 중 어느 한쪽이 없이 자랐거나, 부모가 있더라도 화목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거나 주정이 심하고 노름으로 지새우는 등의 가정에서 가족애 없이 자란 여인들일수록 이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한다. 너무 사랑병 환자는 버림받는다는 것이 최대의 불안이기에 사랑하는 대상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기에 피학으로 자신을 불쌍하고 가련한 존재로 만들려 하기도 하고 지성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결함이 있는 상대를 그 결함을 미끼로 잡아두고 채워지지 않는 공백을 채우려 들기도 한다. 헌신적일수록 아름답다는 사랑도 한계가 있는 것이 되니 무상하다. 한계애정량(限界愛情量)의 무게를 재는 저울이라도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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