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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직은 살만한 우리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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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곳없는 백수지만 집에 처박혀 있을수만 있나요......
오늘도 몇군데 이력서를 넣고 한곳은 면접을 보러 길을 나섰지요. 남포동에 있는 한 대형 레코드 매장에 정직원 구하는데 면접을 보고, 시간이 많이 남아서 어딜 가볼까 하고 거리를 헤매는중이였습니다. 그런데 저쪽 길 모퉁이에서 사람들이 다투는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리더니 뭔가 부서지는 소리도 나고, 사람들이 몰려가는 등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는게 아니겠어요. 호기심 많은 내가 가만있을 수 없었죠. 워크맨 스위치를 끄고 얼른 뛰어가서 사람들을 헤치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곳에서는 서너 명의 단속반 아저씨들이 도넛과 샌드위치를 파는 작은 포장마차를 뒤짚어엎고 있었습니다.
계란이 깨지고, 베지밀 병이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도툼하니 맛있어 보이는 도넛들이 아무렇게나 길바닥에 쳐박혀 있었습니다. 한동안은 단속원들에게 사정도 하고 울부짖으며 막무가내로 매달려 보기도 하던 포장마차의 주인아저씨는 모든 것을 포기했는지 그저 멍한 표정으로 땅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왜 그때 저는 주위의 모든 것이 갑자기 정지해 버린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까요? 포장마차에 있던 음식물을 차에 싣기 위해 길 한복판으로 옮기는 단속원들의 손길은 여전히 분주했고, 도로에는 변함없 이 버스들이 우악스럽게 달려가고 있었는데 말이예요.
마치 끓고 있는 압력솥 안에 서 있는 것처럼 숨이 막혔습니다. 흙 묻은 도넛과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베지밀 병들이 갑자기 졸라 가슴 아프게 느껴지더군요....
야.... 먹고 살기 진짜 엿같구나.....하는 생각이 들데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하는 짓일텐데 그사람 이제 그만 괴롭혀요.'갑자기 한 아주머니가 갑자기 소리쳤습니다.
목소리가 떨리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한참을 주저하다 나선 모양이었습니다.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 중 몇몇이 조그만 목소리로 그 아주머니의 말에 동조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에 놀랐는지 단속반 아저씨들의 손길이 좀 멈칫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말쑥한 정장 차림의 한 50대 아저씨가 뚜벅뚜벅 걸어나오더니 길바닥에 뒹굴던 베지밀 세 병을 주워들었습니다. 그리고 멍하니 서 있던 주인 아저씨의 주머니에 지폐 몇 장을 밀어넣고 돌아서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마치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아까 소리쳤던 아주머니가 우유 병를 집어들고 주인아저씨에게 돈을 지불했습니다. 이어서 아기를 업은 어떤 젊은 아줌마가 삶은 계란 몇개와 바닥에 떨어지지 않은 도넛 몇 개를 샀습니다. 그 후에는 줄을 지어서 사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주인아저씨의 어깨를 한참 두드려 주다 가시기도 했습니다.
저도 우유 한 병를 사들고 그 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세상돌아가는꼴은 맘에 안들고.....취직할때도 별로 없고 해서.... 정말 개같은 세상인줄만 알았는데....... 너무 그렇게만 생각할것도 없겠구낭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 세상은 살아볼만 한것이겠죠.......
여러분들! 그렇다고 말좀해줘요.....
하긴 안살만하다고 한들 내가 뭘 어쩌겠습니까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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